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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잊혀져가는 광희문성지에 순교현양관을 건립합시다 (하)

순교영성 다시 되새기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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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서울 중구청 주최로 광희문 앞마당에서 열린‘광희문 개방행사’에서 한정관 신부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박지순 기자)

 
지난해 서울대교구는 ‘성지순례길’ 세 코스 ‘말씀의 길’ ‘생명의 길’ ‘일치의 길‘을 선포하여 교우들이 순교자들의 삶을 기리고 되새기며 복음을 증거 하는 신앙생활을 하게 하였다. 현대인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순교자들의 성지를 순례자들은 한국천주교회의 소개로 즐겨 찾는다. 그러나 순교 당시의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당대의 유적이나 유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의 순교 사적지는 원형이 완전히 파괴되어 있다. 이와는 달리 광희문은 당시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이곳은 후세 사람들의 조형물로만 채워져 있는 다른 순교 성지들과는 달리, 박해시대 당시의 성벽이 온전히 남아 있어 당대의 한국사와 순교의 교회사를 함께 회상하기에 매우 적합한 자리가 되었다.

박해당시에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서 체포된 교우들이 한양으로 이송되어 들어올 때에 거쳐야 했던 문이 광희문이었고 순교하신 후에는 광희문밖에 내버려졌다. 살아서 통과했던 문이 죽어서 나오는 문이 되었다. 광희문 근처는 좌우포도청에서 혹독한 고문 중에서도 끝까지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신 그리스도이시고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신앙을 증거한 수많은 교우들이 온갖 고문 치도곤, 태장, 주뢰 등 혹형을 당하고 질병으로 그리고 목 졸라 죽게 되면 내버려지거나 묻힌 성스러운 장소이다. 다행히 현재 서울시와 중구청이 정비를 마치고 이제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누구나 늘 가까이 접근하여 살펴볼 수 있는 가장 친근한 조선시대 건조물이 되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 광희문이라는 역사적 유적지를 찾아와서 휴식 공간과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순교자들의 행적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비록 작은 규모라 해도 순교현양관이 여기 세워지게 된다면, 이곳은 한국천주교회의 역사와 순교자들의 생애와 사상을 알려줄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이 될 것이다.

한편 현재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한국교회는 국내의 순교 사적지에 대한 순례를 신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순례자들은 순례지를 방문하여 신앙선조들의 믿음과 사랑을 확인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곳 광희문 성지를 방문하는 순례자들은 현장에서 간단한 기도와 묵상을 할 수 있는 장소를 갈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곳에 사제가 상주하여 신자들에게 고해성사 미사 등을 집전하며 그들의 신앙상담에 응할 수 있다면 더 큰 영적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교구장이신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께서는 순교자현양과 순교자들의 영성의 생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다. 또한 교구장님의 특별한 관심과 배려로 이곳 광희문성지에 순교현양관이 세워지도록 허락하셨으며, 광희문 순교현양관을 이용하는 우리 신앙공동체에 영적 이익을 증대시키고, 서울 시민들을 비롯한 일반국민들에게도 천주교 순교자들의 존재와 순교영성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해주셨다.

광희문성지 순교현양관 건립에 교우 여러분의 많은 기도와 성원을 호소합니다.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이여,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한정관 신부(서울 신당동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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