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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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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백성의 집 성당, 막중한 책임감으로 건축에 임해야

유럽 현대 성당 탐방 (2)

▲ 독일 마리아 평화의 모후 순례성당, 제단부와 제의실 사이의 열린 공간에 성체조배실이 있다.


▲ 스위스 성 비오 메겐성당, 지역 시민의 삼분의 이가 동의하여 선택한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김문수 신부 제공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 여름, 뜻깊게도 유럽의 여러 '현대 성당 건축 탐방'을
다녀왔다. 전에 성지순례 중에 방문했던 성당은 대부분 고전적, 역사적, 기념비적인
건물인데 반해 이번 순례는 느낌이 달랐다. 고전적인 성당을 바라볼 때마다 '왜,
우리는 저런 성당을 건축하지 못할까?' 하는 부러움이 앞서면서도 '여건상 불가능함'으로
결론지었지만, 유럽의 현대 성당 건축 탐방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주교와 신부, 신자공동체, 건축가, 예술가들의 인식 전환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성당 건축에 임하는 전문가다운 정신이 필요하다는 반성 섞인
결론에 이르게 됐다. 아래의 글로 일정 속에서 그리고 평소에 느낀 점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공동체 일치
 

스위스의 성 비오 메겐성당(Piuskirche Meggen, 1966년) 건축은 진취적인 본당
신부의 선택이 아니라 지역사회 시민 3분의 2가 지지한 투표 결과로 채택됐다. 설계안
채택도 공동체와의 합의가 중요하다. 건축에 앞서 여러 가지 동의 절차, 시노드 정신(SYNOD,
'함께 길을 걷는다'는 뜻),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구현해야 한다. 공동체
합의를 통해 건축이 완성될 때 설득력이 크다. 여러 교구에서 심혈을 기울여 시작했던
시노드처럼 성당 건축도 하느님 백성과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리 시각적, 구조적으로
훌륭한 성당을 건축한다 하더라도 그곳에는 생명력이 없다.

 

전례 공간의 위계성
 

성당은 하느님의 집이며, 하느님 백성들의 집이기도 하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가르침) 성당은 신앙인에게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 편에서도 자랑스럽고
평화를 가져다주는 집으로 이해될 수 있을 때 의미가 크다. 성당은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곳이기 때문에 최상의 가치 있는 건물이다. 전례 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의 위계성은
참으로 소중하다. 제대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 공간이고 성체성사의 중심, 영원한
사제이신 예수님을 따라 희생을 각오하는 사제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 공간이 사제의
잡다한 공지사항을 위한 자리로 여겨져선 안 된다. 필자는 순례를 다녀와서는 미사
공지사항을 좀 비켜서서 독경대 마이크를 사용하게 됐다. 제단 주변이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무분별한 장식으로 둘러싸인 경우도 보게 된다. 화분, 홍보용 현수막까지
제단부에 등장한다. 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제대보다 현수막에 먼저 시선을 집중시키는
의도는 자제돼야 한다. 방문하는 성당마다 경당 혹은 작은 기도실을 찾아보았다.
언제든지 성체조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계산이 복잡하다. 도난
문제에 따른 감시 카메라 설치와 잠금장치, 괴한 침입, 성체조배 회원과 일반 신자들의
조배 공간 구분 등으로 평안할 날이 없다.
 

성당 건물의 관리가 절실하다. 방문한 성당 다수가 1960년 전후에 건축됐는데
새 건물처럼 관리 매뉴얼에 따라 잘 관리되고 있었다. 성당은 '원형 보존의 원칙'에
따라 성당 건물에 첨삭을 그만해야겠다. '무엇을 고쳐서 편리하게 할까?'라고 고민하기
이전에 성당 신축에 앞서 충분한 설계 검토를 하는 일이 먼저다. 그러므로 사목자의
책임이 크다.

 

건축가의 건축 철학
 

스페인의 안토니오 가우디는 성가정 성당을 건축하기 전에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영성수련을 하면서 하느님의 집을 어떻게 설계할지를 숙고하였다고 한다. 성당은
그 시대의 신앙, 철학, 문화, 예술 등의 총 집합체로 모든 삶이 새겨져 있는 기록물이다.
이러한 점에서 건축가는 성당 건축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필요하다. 사목자의 성당
건축 연구, 신학생들도 필수 과정으로 성당 건축을 공부하면 좋겠다. 신학생에게
'건축'은 비인기과목이다. 신학생들은 다양한 신학 공부를 위해 '성당 건축'이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

 

성미술
 

방문했던 성당마다 성미술가의 활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성미술은
성당 건축의 점, 선, 면, 공간에 걸쳐 다양한 영역을 담당한다. 성미술가들은 그들의
작품을 통해 신자들의 마음을 하느님께 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자신의
예술적 독특성이 하느님께는 봉헌, 신자들에게는 봉사의 측면을 지닌다. 성미술은
'단순하면서도 고상해야 한다'(미사경본 총지침)는 말의 의미를 잘 해석해 보편적인
하느님 백성의 신앙을 고양하는 훌륭한 도구로 거듭나야 한다.
 

각각의 양상은 다르지만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장소가 성당 건축물이 아닌가?
후대에 물려줄 신앙유산의 집합체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깊은 관심과 참여를 구하고
싶다. 현대 성당 건축의 다양성을 말하지만, 대충대충 이어가는 결과물을 두고서
시대의 신앙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 김문수 신부 대전교구 신합덕본당 주임, 건축공학박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9.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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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30-37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30 갈릴래아를 가로질러 갔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31 그분께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35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36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37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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