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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 호밀밭의 반항아

방황하는 명작가, 주님을 알았더라면…



▲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 스틸컷과 포스터.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J. D. 샐린저는 그의 재능을 알아본 교수를 만나면서 작가가 되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샐린저의 아버지는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샐린저는 아버지와 첫눈에 반한 여인, 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작가로 성공하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샐린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예민하고 감성적인 샐린저는 끔찍한 상황을 견디기 위해 머릿속을 소설 문장으로 채웠고, 살아남는다. 그 후 샐린저가 출간한 작품이 미국 현대문학 대표작이자 20세기 명저로 꼽히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는 소설이 아닌 작가 J. D. 샐린저의 삶을 돌아보는 작품이다. 영화는 소설 속 주인공이 정신과 의사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시작한다. 작가의 실제 삶 그리고 소설 속 현재와 과거가 다층적으로 구성돼 혼란을 줄 수 있지만, 간결하고 몽환적인 영상처리로 세련되게 표현해낸다. 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였다면 작가로 성공하는 결말로 마무리하며 용기를 줬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 샐린저의 삶은 그렇지 못했다.

샐린저는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출판을 목표로 삼았다. 결국, 훌륭한 작품을 출판해 유명 작가가 됐고, 사람들이 그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 앞다툴 정도로 문학계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샐린저는 행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쫓아다니는 스토커에 불안을 느끼며 깊은 우울감에 빠진다. 그토록 원했던 출판을 마음껏 하게 됐지만 샐린저는 은둔생활에 들어간다.

영화는 무리한 극적 구성이나 드라마틱한 감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작가의 삶이 작품과 겹치면서 샐린저의 고뇌가 더욱 사실적으로 와 닿는다. 그는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오로지 살기 위해 글을 썼다. 그에게 글이란 극한 상황에서 집중을 잃지 않게 해준 구세주다. 끔찍한 상황을 견뎌낼 정도로 글쓰기는 그에게 종교이자 신이었다.

글은 샐린저의 생명과 육체는 살렸을지 모르지만, 정신까지 살리지는 못했다. 전쟁 후유증으로 피폐해진 정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명상을 해도 치유되지 않았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작가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며 현실도피를 택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하느님이 중심에 있는 생활이 아니었을까. 명상과 은둔, 모든 것이었던 글쓰기, 열망하던 출판조차도 순간에 불과했다. 샐린저가 글쓰기에 대한 신념만큼 하느님을 믿고 의지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었을지 모른다.

교회력으로 새해인 대림 제1주가 다가왔다. 앞으로 4주간의 대림시기를 지내며 성탄을 준비한다. 우리는 샐린저와 다른 모습일까.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 1,23)는 말씀을 되새기며, 깨어서 임마누엘을 기다려야겠다.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11.28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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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눈먼 이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2-26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22 벳사이다로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23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24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 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5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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