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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멍드는 아이들… 신앙교육 통해 공감능력 길러야

인권주일 특집 : 학교·가정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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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문채현





가톨릭교회는 예수님께서 선포한 복음의 근본적 가르침이 인간 존엄성 존중이라고 가르친다. 교회가 대림 제2주일을 특별히 인권주일로 정한 것은 하느님 모습(창세 1,26-28)으로 창조된 인간이 그에 맞는 삶을 살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려는 데 있다. 인권주일을 맞아 우리 사회에 무분별하게 발생하고 있는 폭력 문제를 조명한다. 사랑으로 자라나야 할 청소년들이 마주한 학교폭력과 조건 없이 사랑을 나누어야 할 가정에서 벌어지는 폭력 문제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자세와 인권 수호의 중요성을 되새겨본다.



‘인천 중학생 추락사’, ‘관악산 여고생 집단 폭행’ 등 공분을 일으키는 학교폭력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가 전국 초ㆍ중ㆍ고교생 399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5만 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 대비 약 1만 3000명 늘어난 수치다. 학교폭력은 날로 치밀해지고 조직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가해자들에겐 엄벌이, 피해자들에겐 무관심한 시선만 존재한다.

학교폭력에 연루된 가해ㆍ피해 학생은 경계가 없는 게 특징이다. 피해 학생이 시간이 흐른 후 가해 학생이 돼서 친구를 괴롭히거나 따돌리기도 하며, 더 큰 폭력을 피하고자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들과 같은 무리에서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심리가 불안정한 청소년들은 학교폭력에 가담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최영서(베로니카, 19)양은 “자신이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했을 때는 힘들어했어도 시간이 흘러 다른 친구들에게 비슷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후배에서 선배가 됐을 때 자신이 겪은 대로 후배를 대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옥식 한국청소년폭력연구소 소장은 “학교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경계가 사실상 뚜렷하지 않아 중첩돼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가 순수한 피해자로 남기도 하지만 가해자로 바뀌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이 믿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도 미흡하다.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 응답한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알릴 대상을 ‘가족(44.5)’과 ‘선생님(19.3), ‘친구(11.4)’ 순으로 꼽았다. 교육부가 폭력 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찾거나(3.5) 경찰에 신고(2.2)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낮았다.

피해자 대다수가 사적 관계로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다 보니 소위 ‘삼촌 패키지’라고 불리는 사설 학교폭력 해결 업체도 등장해 “학교 폭력은 가해 학생에게 공포심을 주면 해결된다”고 나서며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요한(19)군도 “학교폭력 피해자가 그 사실을 학교에 말해서 해결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보복이 두려워 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학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도 신뢰도가 낮다. 학폭위는 교내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심의·의결해 모든 처분 사안을 생활기록부에 남긴다. 학폭위 소집에만 보름 가까운 시간이 걸리고 공정성 시비도 잦아 학생들은 학폭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문경원(체칠리아, 18)양은 “학폭위가 열려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떨어뜨려 놓거나 가해자가 잠시 징계만 받을 뿐 피해자를 위한 직접적인 도움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의 굴레를 끓기 위해 학생들에게만 책임을 지우기보다 어른들이 나서야 하며, 신앙교육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랑의 부재로 비뚤어진 학생들을 책망하고 비난하기보다 ‘교화’하고, 어른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정준교(스테파노) 위원은 “학교폭력은 단순히 아이들 문제가 아니라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사회 분위기와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문제”라며 “사회가 정화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올바르게 행동하고 학교폭력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담당 박범석 신부는 “신앙교육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게 하는 전인격적인 교육인만큼 가정과 교회에서 이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가르치면 학생들이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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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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