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정착 과정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 4월 독일·영국 영화제서 선뵐 예정
▲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안 드림’에 출연한 탈북 배우 강나라(왼쪽)씨와 김봄희씨. |
2017년 12월에 시작돼 기획과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촬영을 마무리하고, 편집 작업 중이다. ‘코리안 드림’은 오는 4월 독일 골든 트리
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과 영국 레인 댄스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한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분단의 아픔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잔잔하게 전해주기
위해 먼저 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인다.
‘코리안 드림’은 영국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겸 작가
스튜어트 맥카들이 제작감독(MD)을, 크리스토퍼 랜슨이 기획제작감독(CD), 이창수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또 탈북 배우 강나라(22)씨와 김봄희(안젤라, 30)씨가
출연해 다큐의 현실성을 높였다.
서울예술대 연기학과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인
강나라씨는 입국 3년 차 탈북자 출신 간호조무사 최명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오디션을
거쳐 합류한 그는 “영화를 찍으며 마치 다시 탈북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면서
“압록강을 건널 때 발을 헛디뎌 물살에 떠내려가다가 안내원의 손에 잡혀 다시 살아났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고 회고했다.
“영화 중에 최명희의 엄마가 보위부에 끌려가 고문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도 북에 두고 온 엄마와 8년간 떨어져 살아야 했기에 그 장면을
연기하고 나서는 꿈에서도 악몽을 꿨습니다.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야
끝이 없지 만,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지 못하는 게 가장 후회스럽습니다.”
강씨는 “북의 가족이 생각날 때마다 혼자서 운다”면서
“매일매일 만나는 친구들과의 이별도 힘들 정도로 이별을 이겨내는 게 힘에 부친다”고
고백했다.
연극배우 10년 차 탈북자인 김봄희씨는 연극배우를
꿈꾸는 31세 동갑내기 김옥주 역을 맡았다. “탈북자인 제가 보기에도 ‘코리안 드림’은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굉장히 현실감 있게 묘사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굉장히
다른 듯하면서도 유사한 남북한의 실상을 정말 잘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저는 살레시오수녀회의 꿈사리공동체를 거쳐 세상에 나와 10년 넘게
살고 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두 개의 코리아를 다시 하나로 만들어가는 꿈을 다시
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덧붙여 “성당에서 만난 신부님, 수사님, 수녀님들
도움이 한국에 정착하는 데 밑거름이 됐지만, 어려움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언젠가 통일이 꼭 이뤄지고 북이 개방돼 북에 자유롭게 오고 갈 그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한다”고 기도했다.
글로벌피스재단과 함께 200만 달러를 공동투자해 영화를
제작한 (주)휴아시스 조한필(프란치스코) 대표는 “3ㆍ1 운동 100주년을 맞아 통일이라는
프레임보다는 탈북자들을 우리가 얼마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전 세계에 분단의 아픔과 통일 염원을 전하고자 영화를 기획했다”면서 “이 영화는
이데올로기나 사상 갈등보다는 탈북자에 대한 이웃 사랑이라는 계명 실천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