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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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특집] 찾아갑니다 - 남북한 청년모임 영한우리, ‘더 마중물 프로젝트’

남북 장벽을 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삶의 안내자가 된다
탈북 청년들의 남한 정착 돕기 과정
2010년 작은형제회 산하 단체로 결성
탈북인 지원 아닌 남북 청년 나눔 목적
“순수한 우정 속에 하나의 민족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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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민족화해위원회 영한우리는 11월 22~23일 강원도 속초에서 ‘더 마중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1월 30일 시작되는 대림(待臨)시기는 글자 그대로 구세주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심을 기다리고 고대하는 기간이다.

대림시기를 보내며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시기를 기다리 듯, 우리가 오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누군가에게 찾아간다면 우리도 그들에게 예수님처럼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본지는 대림시기 동안 ‘찾아갑니다’ 제목의 연재를 싣는다.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2만6000여 명(3월 말 현재)에 달한다. 아직 한반도의 통일은 아득해 보이지만 우리는 이미 현실 속에서 통일을 체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새터민, 탈북민이라는 수식어로 그들을 구분하고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여긴다. 모든 수식어를 빼고 ‘그냥’ 이웃, ‘그냥’ 친구가 될 수는 없을까.

지난 11월 22~23일 모두의 친구가 되어준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앞서,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민족화해위원회(담당 김권순 신부) 소속 남북한 청년모임 ‘영한우리’가 마음 속 장벽을 깨고 ‘그냥’ 친구가 되기 위해 강원도 속초로 ‘더 마중물 프로젝트’를 떠났다. 짧지만 따뜻한 그들의 여정에 동행했다.

# 그렇게 친구가 되어 간다

시꺼먼 청년 한 무더기가 서울 정동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도원을 급습했다. 먼저 도착한 청년들끼리 왁자지껄 인사를 나누는 것도 잠시, 새로운 청년 10여 명이 그들을 찾아왔다. 처음 대면하는 두 청년 그룹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한 청년이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지만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정확히 24시간 후, 20여 명의 청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뤘다. 그들이 친구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단 하루면 가능했다.

이들은 ‘영한우리’가 기획하고 한국타이어가 후원한 탈북청년 역사문화탐방 ‘더 마중물 프로젝트’에 참가한 청년들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반은 작은형제회 수사들이고 나머지 반은 탈북 청년들이 포함된 ‘영한우리’ 회원들이라는 사실뿐.

젊은 수사와 탈북 청년들 간의 만남은 일반 청년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고 들으면서 서로의 차이를 이해했다. 첫 만남의 어색함은 잠시뿐이었다. 꽉 막힌 고속도로 위에서, 속초의 명소 영랑호를 거닐면서, 식사 중에도 그들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고 얼굴에는 항상 웃음꽃이 만개했다.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고, 어떻게 한국에 왔는지 등은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서로의 현재와 미래에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과거와 가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힘겹게 한국을 찾아온 탈북 청년들이 잘 꺼내지 않는 주제였지만, 이날만큼은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내놓았다.

한국 생활 6년차인 이다영(가명, 베로니카)씨는 “주변에 남한 친구들이 많지만 저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하기 어려웠고 늘 보이지 않는 벽을 스스로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수사님들과 함께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솔직해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1박2일의 여정이 끝나고, 짧은 만남은 아쉬움과 긴 여운을 남겼다. 도로 사정으로 첫날 속초에 늦게 도착한 탓에 아바이마을 방문과 갯배 체험을 포기해서 남은 섭섭함이 아니었다. 승마 체험과 활쏘기 체험, 동해의 아름다운 전경을 기억 속에서만 추억해야 한다는 서운함도 아니었다. 다만 마음을 터놓은 친구와 금세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과 아직도 다 풀어놓지 못한 이야기보따리가 안타깝게 생각될 뿐이었다.

속초에서의 만남을 깊이 새긴 ‘더 마중물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서울로 돌아와 아쉬우면서도 다시 만날 기대를 품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입회한 민경훈(대건 안드레아) 수사는 “처음으로 ‘영한우리’와 함께하는 자리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그저 함께하는 것이 즐거울 뿐이었다”며 “마음이 하나 되는 것이 이번 여행의 취지였다면 오늘 만남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서로의 마중물이 되어서 관계를 지속해 나갈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 궁금한 것은 묻고 들으면서 서로를 이해해가며 작은형제회 수사들과 영한우리 회원들은 친구가 되어갔다.
 
 
# 한우리 안의 우리



가톨릭신문  20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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