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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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이 만난 사람] 스케이트 선수 박승희 씨

두 번 넘어졌다 일어선 ‘오뚝이’ … “결국 금메달 목에 걸었죠”
불운 부상 딛고 소치 올림픽 2관왕
평창 올림픽 이후 현역 은퇴 예정
‘패션 업계’서 제2의 인생 계획
어려운 이들 돕는 해외봉사도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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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전지훈련 및 10월부터 시작될 경기 시즌을 준비 중이라는 박승희 선수는 “스케이팅이 아직 비인기 종목이라서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 오뚝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관왕 박승희(리디아·22·수원교구 병점본당) 선수에게는 올림픽 이후 ‘오뚝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2월 13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펠리스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두 번이나 넘어지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한국 국민들에게 여자 쇼트 트랙 첫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던 모습에서다.

금메달을 놓치고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속상할 법도 한데, 그의 ‘쿨’한 소감은 국내외 언론에서 보도될 만큼 화제가 됐다.

“머리 속에 든 생각은 단 한 가지 : 나는 결승점에 빨리 도달해야 한다(The only thing I thought was : I need to go faster to the finish line). 나에게 제일 소중한 메달이 될 듯하다. 모든 게 운명일 것이고, 난 괜찮다. 대한민국 파이팅!”

국제빙상연맹(ISU)는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어록을 알렸고, 이런 박 선수의 밝고 긍정적 모습은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축하메시지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감명을 안겼다”고 했다.

하지만, 두 번째 넘어지면서 입은 무릎 부상은 1500m 경기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숱한 훈련 속에 준비했던 경기, ‘뛰고 안 뛰고’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었다. 특유의 긍정적 낙천적 성격을 자처하는 박 선수도 부상 때문에 경기를 단념해야하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평창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기는 했지만, 나이 등을 생각할 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던 소치 올림픽이었다. 그러나 무리할 수 없었던 상황. ‘남은 시합은 아예 접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았다.

올림픽 일정에 동행한 임의준 신부(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 겸 태릉선수촌 경당 담당)로부터 병자성사를 받았고 부상 치료와 함께 매일 미사 참례와 기도에 시간을 쏟았다.

그리고 쇼트 트랙 1000m와 3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주할 때까지 만이라도 낫게 해달라’는 기도가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취미로 시작한 스케이트

박승희 선수가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던 것은 9살 때였다. 어머니 이옥경(데레사·48)씨 손에 이끌려 재학 중이던 초등학교 빙상부 가입을 하면서 부터다. 언니 박승주(마리아·24)·동생 박세영(이냐시오·21)도 함께 였다. 어머니 이씨에게는 중학교 시절 ‘사랑의 아랑훼스’라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일본 만화가 깊은 여운으로 남아있었다. 당시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스케이트를 가르쳐 보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그것이 현실이 됐다.

삼남매는 일주일에 한 번씩 스케이트를 타는 것에 빠져들었다. 순발력·운동신경을 갖춘 이들은 대회에 나갈 때마다 두각을 나타냈고, 그러다 보니 어느 날 ‘선수’의 길에 접어들어 있었다.

이들 삼남매는 이번 소치 올림픽에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 ‘소치 국가대표 삼남매’라는 별칭을 들었다. 박승희 선수와 박세영 선수는 쇼트트랙에, 박승주 선수는 스피트 스케이팅에 나섰는데, 삼남매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국가대표로 뽑힌 것은 국내 첫 사례다.

 
 

▲ 박승희 선수의 사인.
 
애물단지 애증 덩어리

“스케이트는 나를 힘들게도 했다가, 기쁘게도 했다가 울고 웃기는 애물단지죠. 원래 잘 울지 않는 성격인데, 스케이트 때문에 정말 많이 울었어요.”

“초등학생 때 멋모르고 시작했던 스케이트 선수 생활이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다”는 박 선수. 나이 어릴 때는 운동하고 연습하는 것 때문에, 매년 ‘스케이트를 벗겠다’고 했다. 그만큼 고된 운동량이 힘들었다. 이제는 점차 나이를 먹다보니, 혼자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아져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경기 시즌을 끝내고 휴식기를 가지다가 다시 시합 준비를 위해 링크에 들어섰을 때 ‘새로 시작하는’ 재미를 맛본다. 푸념도 덧붙여졌다. “힘들 때가 더 많아요.”

“항상 ‘겸손’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데 거만해지지 않고 공손하려고 노력해요.”

그의 이런 다짐에는 항상 겸손한 스케이터로서 자질을 강조한 어머니 역할이 컸다. 또 언니·동생이 동료 선수로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도 큰 힘과 격려였다고 했다.

어머니의 힘 신앙

사실 이번 소치 올림픽을 통해 박승희 선수를 비롯 삼남매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그와 함께 세간의 관심을 모은 것은 어머니 이옥경씨다. 올림픽 국가대표 삼남매를 키워낸 그의 노력과 역할 때문이다. 박 선수가 500m에서 부상을 당하고 동메달을 받았다는 소식에 “승희가 좋아하는 나물비빔밥에 된장찌개 해놓고 기다리겠다”고 ‘쿨’하게 응답, 모전여전이란 반응을 얻었다.

그간 이씨가 삼남매를 태우고 운전한 시간은 1년에 5만㎞ 정도다. 14년여 동안 총 50만km를 달렸다. 승희씨를 비롯 언니 승주·동생 세영씨의 경기 종목 훈련 장소가 각각 달랐기에 이씨는 과천 빙상장, 서울 태릉 빙상장 등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달려야 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하루에 6번 주행한 적도 있다.

그런 삼남매들과의 시간이 힘들지 않았을까. 이 씨는 금전적 어려움은 있을지언정 그 외 다른 것은 크게 고충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오히려 “세



가톨릭신문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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