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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23) 내가 뽑은 교회건축/ 진해 해군사관학교 성당

해안도로와 이어진 진입 바다 내려다보이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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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에서 대지는 지역성을 살리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대지 위치, 그리고 주변 환경과 건축을 어떤 관계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설계도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이 성당은 주변 지형과 풍광을 이용해 지역성을 잘 살린 성당이라고 할 수 있다.

 진해 해군사관학교 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대지에 성당이라고 하기에는 좀 생소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외관만으로는 갤러리나 바닷가 큰 저택처럼 보인다. 이 건물은 일반적 성당건물이 주는 위압감과는 거리가 있는 친근함이 느껴진다. 원래 교육관 자리였던 대지는 학교 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기도 하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어 성당을 짓는 것으로 결정됐다.

 건축가는 군대, 학교, 성당이라는 복합적 성격을 지닌 이 건물을 그만큼 다양하고 매력적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아름다운 해안이 내려다보이는 장소를, 성당건물이 갖는 제약에서 벗어나 미사 이외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하고 동시에 다양한 풍경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진입은 산 중턱으로부터 시작해 측면으로 진입하면서 바다가 극적으로 펼쳐지게 만들었다. 성당과 교육관을 짓기 위해 절토해 놓은 대지에 조망을 얻기 위해 성당을 2층으로 계획하면서 마치 군함과 같은 수평적 바닥이 생겨났는데, 이는 사관학교라는 특수성과 아름다운 지형이라는 지역성을 잘 살렸다고 볼 수 있다. 해군사관학교 정문에서 대지에 이르는 긴 해안도로 입구에서 성당으로 이어지는 긴 호흡의 진입, 그리고 이와 직교하는 산, 성당, 외부 공간, 바다 풍경은 지역, 즉 대지의 특성을 잘 살렸다고 하겠다.

 성당과 외부공간은 진해의 따뜻한 기후를 반영해 큰 문으로 구획했다. 미사 후 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외부공간으로 연결되는 여섯 개 문짝을 통해 갑판이라 부르는 외부공간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이 성당의 또 다른 특징이다.

 성당의 비대칭성, 성당으로서는 생소한 외관, 빛이 가득한 내부 등은 현대성과 지역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건축가 김광수ㆍ김성식ㆍ김중근씨의 공동작업으로, 1997년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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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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