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주교회의 생태환경위,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본당 사목과의 연계’ 심포지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 이하 생태환경위)는 12월 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본당 사목과의 연계’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생태환경위 신설 이후 처음 마련한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회칙은 교회 환경운동에 새로운 전망과 활력을 전해줬고, 본당 사목 현장은 운동의 지속과 성패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다음에서는 심포지엄의 주요 발표 내용과 의미를 살펴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생태 보호가 가톨릭교회의 ‘특별 활동’이 아니라, 신앙인의 소명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초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20여 년이 넘도록 제자리에 머물러 있던 교회 환경운동이 새로운 전망과 활력을 갖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회칙의 가르침을 본당 차원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를 모색하기 위한 장이었다.

올해 서울대교구 환경위원회는 1990년대 실패했던 본당 환경 단체의 조직화와 제도화를 위해, 본당 생태사도직단체인 ‘하늘땅물벗’을 출범시켰다. 이러한 본당 환경 단체 구성은 전국적 확산을 목표로 한다. 교회의 생태 환경 운동이 장기적이고 성공적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일선 본당 생태 환경 사목 활성화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심포지엄은 2개의 발제와 모범 사례 발표로 진행됐다.

윤종식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전례학 교수)는 ‘전례 안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윤 신부는 이 발제를 통해 전례 안에서 발견되는 창조 질서 보존에 관한 내용들을 살펴봄으로써, 교회와 신앙생활의 기본인 전례와 성사, 기도 생활 속에서의 생태적 요소들을 점검했다.

생태 환경 운동의 영성적 힘은 다른 사목 영역과 마찬가지로 전례와 기도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미사와 성사생활, 일상적인 기도 안에서 창조 질서 보존의 신앙적 가르침을 찾는 일은, 외적 활동보다 앞서야 한다.

윤순심 수녀(예수의 까리타스 수녀회)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본당 사목과의 연계’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본당 사목 안에서 생태 환경 운동이 어떻게 구현돼야 하고, 또 지속성을 갖고 이어질 수 있을지를 모색했다.

윤 수녀는 먼저 신앙 공동체인 교회의 생태 영성살이 방향과 원리를 제시했다. 이어 생태 영성 본당의 실천 모델을 살펴보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합적 본당 생태 사목계획을 수립하고 그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각 교구별 생태환경위원회와 각 본당별 생태환경분과 설치를 강조했다.





■ ‘전례 안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 -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하느님 섬김과 피조물 돌봄은 하나” 기도에 나타나

성체·성혈 기본 재료도 자연물
성사 통해 초자연적 생명 부여


전례 안에 드러나는 ‘피조물을 보호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관련한 내용을 전례 안에서 살펴보고, 본당 사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례적 요소들을 고찰한다.

우선 창조질서 회복과 관련된 내용을 미사와 시간전례(성무일도) 안에서 볼 수 있다.
미사 안에서는 주로 창조주에 대한 기도에서 피조물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있다. 신경들에서는 모든 만물이 창조주 하느님과 성자에게서 창조됐음을 고백한다.

연중 평일 감사송 3에서는 “창조된 만물이 마땅히 주님을 섬기고 구원된 모든 사람이 다함께 주님을 찬송하며…”라고 기도한다. 이는 인간 이외의 모든 피조물들이 자신을 창조한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는 존재라는 것을 교회가 인지했음을 보여준다. 감사기도 제3양식은 피조물을 살리고 거룩하게 하는 삼위일체의 협력 관계를 드러낸다. 감사기도 제4양식은 하느님 아버지를 섬김과 피조물을 돌봄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밝혀준다. 성무일도 제1주간 주일아침기도에 배치된 다니엘서의 찬가는 모든 피조물이 주님을 찬미해야 한다는 것을 표현했다.

자연물은 성사들의 질료(material)로 사용된다. 특히 성체와 성혈의 기본적인 재료가 되는 빵과 포도주, 세례 때 사용하는 물, 그리고 축복과 축성 때 사용하는 ‘기름’은 주요한 요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사들은, 하느님께서 어떻게 자연을 받아들이시어 초자연적인 생명을 전달해주는 수단으로 삼으시는지를 보여주는, 특권적인 방식”(「찬미받으소서」 235항)이라고 설명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성체 조배도 생태 환경적 의미를 드러낸다. 정교회 전통에 따른 본기도는 우리를 창조질서 회복과 관련된 성서적 성찰로 이끈다. 특히 피조물은 인간이 단순히 돌봐야 하는 대상을 넘어, 인간과 함께 주님을 찬미해야 하는 형제이고 누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자연에게 지은 죄가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와 연결된다고 알려주고 생태적 회개를 촉구한다.

나아가 성찬례에서는 피조물이 가장 탁월하게 드높여진다.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 236항에서, 성찬례는 “환경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위한 빛의 원천이며 동기로, 우리가 모든 피조물의 관리자가 되도록 이끌어준다”고 전했다.


■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본당 사목과의 연계’ - 윤순심 수녀(예수의 까리타스 수녀회)

‘녹색 교회’로 성장하려면 평신도 중심의 활동 중요

태양광 등으로 본당 에너지 전환
교구별 환경운동 교육도 필요


신앙 공동체 생태 영성살이의 방향은 첫째 생태적 회심과 투신, 둘째 사회적·시민적·정치적 사랑, 셋째 성사의 표징과 주일의 휴식,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의 열매인 생태적 기쁨과 평화다.

통합적 생태 영성의 실천적 모델로 대구대교구 고산본당과 서울대교구 고척동본당을 들 수 있다. 두 본당은 다양한 실천과 생태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 복음화 영역에서 선구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많은 본당이 사목자 중심으로 운영돼, 주임 사제가 바뀌면 좋은 사목도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대로 주임 사제가 이동하더라도 좋은 사목이 신자들 중심으로 계속 진행되기 위해선, 평신도 중심의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 본당 사목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사제 인사이동과 관계없이 추진함으로써, 본당 사목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한국교회 내의 생태운동이 사목자 개인적으로 이뤄졌다면, 이젠 교회 전체가 하나의 ‘녹색 교회’로서 고유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생태 운동이 조직적 신앙 운동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연대성을 갖추고 구체적 과제를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신설에 힘입어 교구마다 ‘생태환경위원회’가 생기고, 각 본당마다 ‘생태환경분과’를 신설할 것으로 생각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친환경적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은 본당 차원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각 교구 평생교육원이나 교리신학원에서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단기 코스 과정도 신설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희망한다.

첫째 교회 스스로 쇄신돼, 이웃 종교와 협력하고 교회 안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한마음으로 공동 사목을 지향한다.

둘째 생태적 회심을 통해 생태환경사도직을 실천하도록, 본당 사목회 안에 생태환경분과를 신설한다.

셋째 인간과 사회가 생태임을 자각하고 사회적, 시민적, 정치적 사랑을 실천한다.

넷째 주일의 참뜻을 인식하고 주일이 부활 축제를 이웃에게 나누며 자연과 함께 공유하는 생명의 날이 되길 희망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6-12-0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19

아모 4장 12절
이스라엘아, 너의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