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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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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 신부의 신약여행] (36)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

▲ 두치오 작 '겟세마니에서의 고뇌 중 잠든 제자들', 1308~1311, 피렌체 두오모 박물관.가톨릭굿뉴스 제공


공관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잡히기
전에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신 모습을 전합니다. 반면에 요한복음은 조금 다른 내용의
기도를 소개합니다. 요한복음 14장부터 소개되는 예수님의 마지막 담화는 17장에서
찾을 수 있는 예수님의 기도로 끝맺습니다. 이 부분을 어떤 이들은 '대사제의 기도'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이 기도 안에서 예수님은 마치 대사제처럼 그의 사명과 함께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복음서 안의 위치나
문맥 등을 생각해서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전체가 기도의 형태인 요한복음 17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첫 부분은 '영광'을 주제로 합니다.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을
통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도록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요한복음에서 표현되는
영광은 예수님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는 것을 통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이 기도의
내용은 겟세마니의 기도와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 요한복음
1장 1-3절에서 찾을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재(先在)에 대한 사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네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둘째 부분은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 할애됩니다.
이 기도 안에서 제자들은 세상과 대조됩니다. 여기서 표현되는 세상은 부정적인 의미의
세상입니다. 요한복음은 세상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지만(요한 3,16), 하느님의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배척한 세상이기도 합니다.(요한 17,14) 예수님은 제자들이
진리로,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거룩하게 되도록 기도합니다. 세상의 구원을 위해
아버지께서 아들을 파견한 것처럼 예수님 역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합니다. 결국,
이들은 세상에 남아 하느님의 일을 계속하는 이들이지만, 믿음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 예수님 사이의 일치에 참여하게 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셋째 부분은 '믿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믿는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고,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안에 머물러 있기를 청하는
내용입니다. 믿는 모든 이들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치 안에 참여하는, 믿음을 통해
그 관계 안에 머무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요한복음이 표현하는 일치에 대한 사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3)

사람들은 이것을 '상호내재' 또는 '상호내주'라고
부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치 안에 머물러 서로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부정적인
의미의 세상과 구별되는 믿는 이들의 모습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6)라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사랑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되는, 요한이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 전해주는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세상을 떠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 믿는 이들 안에 머물러 있고, 그들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예수님 안에
머물 수 있습니다.

겟세마니의 기도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지만 요한 17장은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통해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전합니다. 기도의
내용은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되고 제자들과 믿는 이들이 모두 하나가 되도록 청하는
것이지만, 요한 17장은 예수님의 사명과 업적을 요약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와 목적, 그리고 제자들과 믿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드러내고
믿음으로 이끈 모든 것은 예수님의 지상 사명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제
예수님은 이 세상의 사명을 마치고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가겠지만, 하느님의 말씀과
진리는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 세상에 전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기도는 예수님의 삶의 요약이자 세상에 남겨질 제자들과 믿는 이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요한의 신학을 담고 있습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2.1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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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22-29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뒤, 제자들은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았다. 22 이튿날, 호수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은, 그곳에 배가 한 척밖에 없었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 배를 타고 가지 않으시고 제자들만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3 그런데 티베리아스에서 배 몇 척이, 주님께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 빵을 나누어 먹이신 곳에 가까이 와 닿았다. 24 군중은 거기에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그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 25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2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27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28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2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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