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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신부의 성가이야기](57) 115. 수난 기약 다다르니 (상)

가장 오래된 우리말 사순 성가… 파리외방전교회 통해 전해져 1924년 「죠션어 셩가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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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우리말 사순 성가… 파리외방전교회 통해 전해져 1924년 「죠션어 셩가집」 수록

▲ ※휴대전화 어플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지면에 소개된 성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 성가 ‘수난 기약 다다르니’의 프랑스 선율을 담은 1903년 출간된 프랑스 성가집.



아마도 사순 시기에 가장 많이 부르며 그 분위기를 잘 표현하는 성가를 꼽으라면 대부분 주저 없이 115번 ‘수난 기약 다다르니’ 성가를 꼽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이 성가는 수난을 앞둔 예수님의 절절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성가다.

이 성가는 우리말로 나온 사순시기 성가 중 아마도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성가라고 할 수 있다.

이 노래는 1924년 최초로 등장한 가톨릭 성가집인 「죠션어 셩가집」 제1판에 ‘슈난 긔약 다다르니’라는 제목으로 38번 성가로 수록돼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 파견된 파리외방전교회 사제를 통해 수록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성가의 작곡자는 현재 가톨릭성가에 ‘Campra’라고 적혀 있다. 「정선 가톨릭성가집」에 표기되어 있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것이다. 아마도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음악감독으로도 재직했던 프랑스 작곡가 캉프라(Andre Campra, 1660~1744)를 말하는 듯하다.

선율은 Au sang qu’un Dieu(하느님께서 피 흘리실 때가 다가왔도다)라는 제목으로, 작곡자를 알 수 없는 프랑스의 전통 선율이다.

Au sang qu’un Dieu는 특별히 사순시기, 그 중에도 성 금요일에 많이 불렸던 프랑스 성가 가사의 첫 줄이다. 가사를 쓴 이는 17세기 말부터 18세기 초까지 활동했던 프랑스 가톨릭교회 신학자이며 시인이자 저술가였던 페넬롱(Franois Fnelon,1651~1715) 대주교가 쓴 것이다.

선율은 바로크 시대 음악가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가 자신의 오페라에 사용하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바대로 이 성가가 우리 성가집에 처음 나타난 것은 1924년 출판된 「죠션어 성가집」이다.

우리나라는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朝佛修好通商條約)’으로 신앙의 자유를 획득하게 됐는데, 이후 천주교 신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자체적인 성가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1922년 유세준(Devred Emile) 보좌 주교가 사리원본당의 이기준 신부에게 7월 11일 보낸 서한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또 말씀드릴 것은 여섯 달 후에 라리보 신부와 비에모 신부가 그와 같은 성가집을 출간할 예정이니 조선 성교회를 위하여 성가집 하나가 필요합니다.”

이 기록으로 보아 첫 성가집을 출간하는 데 있어 프랑스 선교사였던 원형근(Larribeau Adrien) 신부와 우일모(Villemot Paul) 신부가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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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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