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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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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정진석] (53) 교구 시노드의 기수

“교회·세상의 목소리 듣고 새 시대 사목 방향 찾자” 당부



정진석 대주교는 서울대교구장 취임 초기부터 교구 시노드를 구상했다.(시노드는 교리, 규율, 전례 등의 문제를 토의해 결정하고자 여는 교회의 대의원회의로, 참석자들이 의결권을 갖지 않는 공청회적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교구장 혼자만의 구상에 그친 채 교구 사제들이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음을 정 대주교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시노드'는 누구에게나 생소한 단어였다. 그러기에 시노드의 필요성은 물론이고 시노드로 인한 변화로 기존 사목 체계에 혼란이 올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었다. 실제 교회 내에서도 시노드에 대해 꼭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831년 조선대목구가 설립된 이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서울대교구에서는 총 네 차례의 시노드가 열렸을 뿐이다. 우리나라 교회 역사상 최초인 1857년 베르네 장 주교에 의한 시노드는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주교윤시제우서」라는 문헌과 성직자들의 규율에 대한 사목 서한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당시 「장주교윤시제우서」는 성사 집행이 어떻게 준비돼야 하고 신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다룬 내용이었다. 병인박해로 인해 무너진 조선교구를 어떻게 재건할지 논의가 이뤄진 1868년 만주에서의 두 번째 조선교구 시노드에 이어, 세 번째 시노드가 1884년 9월 초순 블랑 주교에 의해 소집됐다. 당시 6명의 사제가 참석해 「한국교회지침서」를 반포했다. 네 번째는 조선대목구가 서울대목구와 대구대목구로 분리된 후인 1922년에 열렸고, 이때 서울대목구의 교구장인 뮈텔 주교가 「서울대목구 지도서」를 반포했다.

이후로는 교구 시노드가 열리지 않았지만, 서울대교구 내에는 오래전부터 시노드 개최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사제 회의가 있을 때마다 몇몇 사제들은 '교구 시노드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주장이 쉽게 관철되지는 않았다.

마침 대희년을 앞둔 한국 교회에는 시노드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1999년 인천과 수원교구가 일찌감치 시노드를 개막했다. 바야흐로 한국 교회에 몰아친 대희년의 바람으로 1999년 8월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교구에 시노드 개최를 정식으로 건의했다. 이로써 드디어 서울대교구에서도 시노드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 교회의 분위기도 있었지만, 교구 시노드를 개최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그동안 교구가 양적, 질적으로 팽창하면서 이제까지 교구의 사목을 제대로 반성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러니 현재의 사목 상황이나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나 평가 등을 할 기회가 없었다. 사목자들도 교구 사목 지표나 방향에 대해 소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면 본당 간 차이가 커져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주교는 이미 시노드 개최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교구 시노드 개최가 긍정적이라 생각해요. 그러니 신부님들에게 설명할 제안서를 한번 준비해 봐요."

11월 초, 드디어 시노드 제안서가 교구 참사회에서 발표됐다. 제안서에는 종합적인 사목 계획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교구 시노드를 통해 사목의 큰 줄기로 지탱해온 소공동체 모임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한다는 의지도 담겼다. 뿐만 아니라 과거부터의 사목적 전통을 이어감으로써 큰 변화에서 오는 혼란이 조금이라도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정 대주교의 생각도 반영됐다.

정 대주교는 소공동체가 단지 교회 사목의 한 방편이 아니라 '교회의 새로운 모습'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정 대주교는 제안서를 바탕으로 1999년 11월 8일 서울대교구 전체 사제 모임에서 2000년 사목교서를 발표했다.

"대희년을 맞이하면서 우리 교구도 그동안의 복음화 과정을 점검하여 자기 신원을 짚어보고 새천년기의 사목 방향을 찾아가는 여정이 필요합니다. 교구 시노드는 교구의 여러 구성원들이 기도하는 장이자 교회와 세상이 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변화와 위기의 시대를 직면하여 교회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소리와 소망을 잘 들어야 합니다. 예수께서 선포한 희년은 구체적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해방이 이루어지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소공동체로 엮어진 본당 공동체상을 향한 복음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계속돼야 합니다. 일선 사목자들은 현재 가정의 위기와 현실을 진단, 사목적으로 민감하게 대처함으로써 가정이 온갖 죄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사목 교서를 통해 정 대주교가 시노드의 공식 개최를 선언한 셈이었다.

서울대교구 시노드는 '시노드 개최를 통한 교구의 새로운 방향 정립'과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두 가지 큰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소공동체 운동은 과정 중에 있었으므로 문제점들도 제기되는 상황이었지만 시대와 환경에 맞춰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정 대주교는 굳센 의지로 교구 변혁의 기수가 되겠노라 다짐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6.1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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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7-66.80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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