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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사목자를 찾아서] (5) 정하권 몬시뇰(마산교구)

‘사제답게 살라’ 말과 행동으로 가르친 ‘사제들의 아버지’

▲ 정하권 몬시뇰이 가톨릭 신앙의 핵심인 미사에 충실한 신앙생활을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남정률 기자



정하권(91) 몬시뇰은 명실공히 사제들의 아버지다. 광주가톨릭대와 대구가톨릭대 학장을 모두 지낸 정 몬시뇰이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출해낸 사제만 700여 명에 이른다. 1951년 김수환 추기경과 사제품을 함께 받은 유일한 동기 사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에 첫눈이 흩날리던 11월 20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아파트에서 노후를 보내는 정 몬시뇰을 찾았다. 희로애락의 고비고비를 굽이쳐 돌아온 세월 덕분일까, 구순(九旬)을 넘긴 정 몬시뇰은 세상에서 조금은 비켜난 듯한 편안한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는 데 흐릿한 순간이 많았다. 정 몬시뇰을 모시고 오랫동안 같이 지내온 조카딸이 정 몬시뇰의 희미한 기억을 채워 줬다.


▲ 정하권(앞줄 가운데 붉은 점선) 몬시뇰이 1978년 대건신학대학(현 광주가톨릭대) 신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정하권(앞줄 가운데 붉은 점선) 몬시뇰이 1978년 대건신학대학(현 광주가톨릭대) 신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구십 노인치고는 건강한 편입니다. 특별히 불편한 데는 없습니다. 황반변성과 백내장 때문에 시력이 좋지 않아 책은 거의 읽지 못합니다. 이 나이에 「성무일도」 말고는 딱히 읽을 책도 없고요. 새벽 5시 반쯤 일어나 밤 10시와 11시 사이에 잠자리에 듭니다. 저녁을 아주 적게 먹습니다. 건강한 비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외출은 동네 산책이나 병원, 일산에 사는 동생을 가끔 만나러 가는 정도입니다. 미사는 주일마다 직접 지냅니다. 제자인 유종필(도미니코수도회 원장) 신부님이 자주 집에 와서 미사를 같이 드리기도 합니다."



정 몬시뇰은 지난 10월 뇌졸중으로 20여 일 병원 신세를 졌지만 다행히 별 탈 없이 퇴원했다. 10여 년 전에 이어 두 번째로 찾아온 뇌졸중을 다시금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것이다. 건강은 타고난 듯했다.



▶사제 생활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훌륭한 사제를 많이 길러낸 일입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제자 신부들을 만날 때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뿌듯함을 느낍니다. 제자들이 사제직에 충실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더 보람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자 신부들이 정 몬시뇰을 공경하는 마음은 각별한 것으로 소문났다. 8월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이 강화도에 세운 '교황 프란치스코 센터' 축복식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태국ㆍ캄보디아ㆍ미얀마 교황대사인 장인남 대주교가 정 몬시뇰에게 큰절을 올려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존경하는 스승을 오랜만에 만난 제자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다. 정 몬시뇰의 조카딸은 "많은 제자 신부 중에서 특히 백남해(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신부가 몬시뇰을 지극하게 챙긴다"고 귀띔했다.

사실 정 몬시뇰은 신학생들에게 무척 엄격한 스승이었다. 다른 누구보다도 성직자 본연의 직무에 충실했던 이가 정 몬시뇰이다. '주교학교 교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주교가 된 제자 중에 학창 시절 정 몬시뇰의 꾸중을 듣지 않은 이가 드물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자들은 정 몬시뇰이 외유내강(內柔外剛)의 원칙주의자였다고 입을 모은다.



▶후배와 제자 사제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지요.

"제가 마산교구에서 가장 엄한 사제였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사제답게 살고자 애썼던 것이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입바른 소리도 자주 했습니다. 사제는 사제다워야 합니다. 사제에게 돈이 왜 필요합니까? 물질적인 데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사제다운 것인지를 모르는 사제는 아마 없을 겁니다. 아는 대로, 생각한 대로 실천하면 됩니다."



정 몬시뇰이 사제답게 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 주는 일화는 많다. 신학교 학장 시절 사적인 용도로는 절대로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외부 강연료 수입이 생기면 개인적으로 챙기지 않고 모두 학교에 내놓을 만큼 공사 구분이 철저했다. 본인은 싸구려 옷만 사 입을 정도로 검소했지만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고, 돈은 필요한 데 써야 한다며 학교 퇴직금도 교구에 기탁했다. 정 몬시뇰의 그런 면모는 신자들에게 참된 사제상을 심어 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바람직한 신앙생활은 어떤 모습일까요.

"기본에 충실한 신앙입니다. 요즘 신자들은 신심단체 활동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 같습니다. 가톨릭 신앙생활의 기초는 미사입니다. 무엇보다 미사라는 신앙의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본질과 비본질적인 것을 구분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신앙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따라가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에 맞춰 입맛대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은 내가 너희에게 명한 것을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내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그리스도 신앙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







정하권 몬시뇰 약력

- 1927년 : 경북 군위 출생

- 1951년 : 사제 수품

- 1951년~1957년 : 창녕본당 주임(대구대교구)

- 1957년~1959년 : 스위스 프리부르대학교 석사

- 1959년~1962년 : 프랑스 파리대학교 철학 연구

- 1962년~1966년 : 스위스 프리부르대학교 신학박사

- 1966년~1970년 : 남성동본당 주임(마산교구)

- 1970년~1975년 : 한국사목연구원장, 주교회의 사무차장, 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 1975년~1982년 : 대건신학대학(현 광주가톨릭대) 학장, 교수

- 1982년~1993년 : 대구가톨릭대 학장, 교수

- 1987년 : 몬시뇰 임명

- 1994년 : 은퇴

정하권 몬시뇰이 1987년 몬시뇰에 임명된 후 서임 감사 미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정하권 몬시뇰 제공



정하권(맨 왼쪽) 몬시뇰이 대구가톨릭대 교수 재직 시절 직원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12.06 등록]
가톨릭인터넷 Goodnews에 오신 모든 분들께 축복이 함께 하시길..
오늘의 복음말씀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5 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6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7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8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9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10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12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15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16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17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18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20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3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5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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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메시오(Nemesius)
 다리오(Darius)
성녀  메우리스(Meu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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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쿤도(Secundus)
 세쿤도(Secun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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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  우르바노 5세(Urban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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