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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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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소장의 식별력과 책임의 성교육] (14) 미디어 리터러시로 ‘남녀의 인격적 사랑’을 어떻게 가르칠까?

TV 드라마 속 박력 넘친 입맞춤… 현실에선 성폭력




영상매체가 감춘 성교육의 핵심 주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광고, 포르노그래피 등의 상업적 영상물은 성을 상품화하기 때문에 성의 자극적, 쾌락적 부분만을 과장할 뿐 그 본질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성적 결합이 생명으로 이어지고 이것은 자연법이기 때문에 100% 피임은 없고 그래서 책임이 반드시 따라야 하며, 남녀에게 책임의 파트너십이 나오려면 그 둘이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중대한 사실은 감춰버린다.

따라서 영상매체에만 노출된 청소년들은 '생명', '책임', '인격'이라는 성교육의 3대 핵심 주제를 전혀 인식조차 못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자가 이 은폐된 진실을 발굴해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르쳐야 하는데, 그것이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성교육이다. 그렇다면 '인격적 남녀 관계'는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영상물과 인쇄물이 각각 사랑이라고 보여주는 내용을 꼼꼼하게 비교·대조하며 따져보게 하는 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포르노와 성적 가치관이 똑같은 TV 드라마

여자가 성폭력이나 그에 준하는 행동을 당하고도 결국에는 행복해한다는 메시지는 영상매체가 이미지로 수없이 각인한 내용이다. 포르노만이 아니라, 공중파 TV의 드라마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다투다가 남자가 갑자기 강제 키스를 하고, 당황한 여자는 단박에 따귀를 때리고 밀어낸다. 여기까지는 지극히 정상이다. 여자의 저항은 당연한 방어 행동이기 때문이다. 잠시 주춤하던 남자가 코웃음을 치며 '네가 감히'라는 태도로 여자의 양팔을 제압하고 다시 강제 키스를 한다. 갑자기 이때 낭만적 음악이 깔리면서 여자는 모든 저항을 멈춘다. 다소곳하게 눈을 감고 폭력적으로 시작된 키스를 감미롭게 즐긴다. 잠시 후 여자는 매우 감동하여 부끄러운 듯 도망치고, 남자는 '내가 또 성공했네' 하는 식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어한다. 이 장면의 배경은 강렬한 색채의 커다란 유화다. 음악과 정교한 연출이 성폭력을 낭만적 사랑의 시작으로 받아들이게끔 시청자를 조종하는 것이다.

'여자는 강제로 밀어붙이면 결국에는 성폭력이든 강간이든 다 좋아하게 된다'라는 전형적인 포르노의 서사 구조가 2분 30초의 짧은 키스신에 농축되어 있는데, 공영방송의 TV 드라마와 최고 인기배우를 통해서 전파되었기 때문에 그 해악이 포르노보다 더 심각하다. 그런데 이렇게 성폭력을 로맨스로 둔갑시키는 장면은 TV 드라마의 상당수에 포함되어 있다. 포르노를 보나 이런 류의 드라마를 보나 무의식에 새겨지는 가치관이 똑같다. 포르노물만 포르노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영상물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은 문제를 인식조차 못한다. 여성은 '박력있는 남친이 내게도 저렇게 해줬으면' 하고 바라고, 남성은 '아! 연애는 저렇게 밀어붙이는 거구나!'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에는 미디어로 대응해야

폭력적인 남녀관계를 사랑으로 왜곡하는 강력한 영상매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화상은 화상으로, 상처는 상처로, 멍은 멍으로 갚아야 한다"(탈출 21,24-25)의 말씀을 따라야 한다. 대등한 대응, 즉 미디어가 왜곡시킨 것은 미디어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왜 그런 눈으로 저를 보세요? 제 머리칼을 팔았어요. 당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드리려고요. 당신은 미처 상상도 못할 예쁘고 멋진 선물을 사왔어요."

"당신이 머리컬을 깎아버렸건, 면도를 했건, 그것이 당신에 대한 애정을 식게 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포장지를 펴보면 왜 내가 아까 한동안 멍하게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요."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끈과 포장지를 재빨리 풀어헤쳤다. 그녀는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옴을 느꼈다. 그러고선 하염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포장지 안에는 머리빗이 놓여 있었다. 이 빗은 오래전부터 델라가 브로드웨이 진열장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갖고 싶어했던 것이다. 바로 그 빗이 자기 소유가 되었으나, 정작 그토록 탐나던 장식물을 빛나게 해줘야 할 머리칼이 없는 것이다. 델라는 머리빗을 가슴에 꼭 품었다.

"어때요? 짐, 멋지죠? 이걸 구하느라고 거리를 온통 쏘다녔지 뭐예요. 당신 시계 이리 주세요. 이 시곗줄에 채우면 얼마나 멋진가 한 번 보게요."

"나는 당신의 머리빗을 사느라고 시계를 팔아버렸어요. 자, 크리스마스나 축하합시다."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다. 필요 없게 된 선물이지만 서로가 선물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게 되면서 이 남녀는 사랑이 더 깊어졌다. 감동과 함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이 이런 종류의 고전을 읽는다면, 남녀의 인격적 사랑이 무의식에 어떻게 각인될까?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서로가 서로에게 온전히 희생으로 내어주는 관계가 진정한 사랑이고, 이것이 사랑의 본질이라는 가치관이 마음에 스며들 것이다. 이런 독서 체험을 한 문학소년과 문학소녀들은 '생명', '책임', '인격'의 성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매체의 내용 편향성과 그 위험

여기서 우리는 매체와 관련된 중요한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매체는 결코 내용 중립적인 쓰기 나름의 도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상매체는 영화 드라마 뮤비 광고 포르노가 보여주듯 쾌락, 오락, 환상, 욕망, 폭력, 자극을 전달하는 데 능하다. 또한 철저하게 내용이 편향적이다. 매체의 이런 속성에 대해 매클루언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했는데, 과장이 아니다. 미디어의 위력이 막강해진 이 시대에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 초등학생 60%, 청소년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가진 나라가 어디일까? 한국이다. 이는 아이들이 영상물에 포위되어서 자극과 환상에만 빠져들 뿐, 진실과 진리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박탈당했음을 뜻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젊은 세대의 성의식이 '섹스=게임', '성=임신만 안 하면 되는 쾌락의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

'생각을 권(勸)하는 매체'로 '생각을 금(禁)하는 매체'를 극복해야

영상매체는 영상, 자막, 음향 등의 복합자극을 순식간에 전달하여 생각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는 그 내용에 동화되기 쉽다. 이 매체는 비판적 사고를 교묘하게 방해하기 때문에 특정 메시지를 무의식에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그렇게 세뇌된 사람은 자신이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인쇄매체는 독자가 멈추어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비판적·주체적 사고를 키워준다.

인격적 사랑이 무엇인지 청소년들로 하여금 깨우치게 하려면 이와 같은 매체의 상반된 특성을 교육자가 먼저 파악하고, 인쇄매체를 활용하여 읽고 생각하게 하는 성교육을 이끌어야만 한다. 생각을 권(勸)하는 매체의 힘으로, 생각을 금(禁)하는 매체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아이들을 해방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청소년들이 매체에 끌려다니지 않고, 매체를 도구로 활용할 줄 아는 지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인생의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학습정도에 따라 내 자녀가 대중매체의 도구가 될 것인지 대중매체를 도구로 사용할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언론인 린다 엘러비의 말이다. 최첨단 미디어 보급은 세계 1위지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전무한 한국 사회가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다.

<사랑과 책임 연구소 소장>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8.03.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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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24-3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26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27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28 그리고 너희는 왜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30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31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32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33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34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복자  란프랑코(Lanfranc)
 리베르토(Libert)
복녀  마리아(Mary)
 베드로(Peter)
성녀  아그리피나(Agrippina)
성녀  에텔드레다(Etheldreda)
 요셉 카파소(Joseph Cafasso)
 요한(John)
 제나(Zenas)
 제노(Zeno)
 토마스 가넷(Thomas Garnet)
복자  토마스 코르시니(Thomas Corsini)
 펠릭스(Felix)
 히둘포(Hidul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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