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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영아 재활도 ‘가족’ 중심이 되도록 돕는 게 중요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 가족중심 조기개입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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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는 ‘가족중심 조기개입 프로그램’을 도입, 이른둥이나 발달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영유아의 가정을 방문해 일상생활에서의 치료를 돕고 있다.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 제공


사례1. 전라남도 광양에서 태어난 12개월 된 A양은 예정일보다 7주 먼저 태어나 뇌출혈과 호흡곤란이 왔다. 의사는 대도시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고 A양은 엄마와 함께 서울로 이사했다. 아버지와 동생은 광양에 남겨져 주말 가족이 됐다. A양 엄마는 생활비와 치료비를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았다. 매달 치료비와 생활비에 쓰는 돈은 200만 원이다. 엄마는 A양을 데리고 매일 네 군데 병원을 돌아다니며 사설 치료실에서 추가로 재활 치료를 받는다.
 

사례2.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태어난 12개월 된 B군도 A양과 마찬가지로 7주 먼저 태어난 이른둥이로, 뇌출혈과 호흡곤란을 겪었다. 의사는 가까운 지역에 있는 ‘가족중심 조기개입’ (Family Centered Early Intervention) 서비스를 연계해줬다. 가족중심 조기개입 서비스를 통해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특수교사 등으로 꾸려진 전문가팀이 가정과 어린이집을 방문해 B군에게 맞춤형 재활 서비스를 해준다. B군 부모는 가족 수입에 따라 월 이용비 5만 원을 내고 있으며 B군 엄마는 직장에 복귀했다.

 

병원 찾아가는 치료 vs 가정에서 받는 치료
 

A양과 B군은 비슷한 시기에 이른둥이로 태어나 발달 장애가 왔다. 둘 다 재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삶의 질은 다르다. A양은 병원을 돌아다니며 재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동시에 낯선 환경과 감염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B군은 편안한 생활 공간에서 스트레스 없이 재활 치료를 받는다.
 

미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가족중심 조기개입 프로그램을 한국에 들여와 장애 영아와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이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관장 위수경) 부설 영유아발달가족지원연구소다.
 

한우리정보문화센터는 2014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다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제안한 사람은 미국에서 유아특수교육학 박사 학위를 따고 미국에서 특수교사로 활동한 최진희(율리안나, 영유아발달가족지원연구소 소장)씨다.
 

가족중심 조기개입 프로그램은 만 3세 미만의 장애를 가진 아동의 가정이나 어린이집을 방문해 일상생활 안에서 영아의 발달과 가족의 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종합 서비스다. 뇌병변, 자폐, 염색체 이상 등 장애를 가진 영유아뿐만 아니라 발달 지체를 보이거나, 이른둥이 출산으로 양육 환경에 어려움이 있는 가정도 방문한다.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작업 치료사, 언어재활사, 특수교사로 꾸려진 전문가 팀은 초기 상담과 평가를 거쳐 조기개입 서비스에 들어간다.
 

정기 방문을 통해 아이의 발달과 장애에 따라 신체적으로 어떤 움직임을 유도해주는 게 좋은지, 부모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줄 수 있는지 등 발달과 치료에 대한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지역사회 안에서 받을 수 있는 육아에 관련한 공공서비스를 연계해준다.
 

한우리정보문화센터는 이 프로그램을 확산시키기 위해 전국의 11개 복지관과 MOU를 맺었다. 현재 50여 명의 영유아가 조기개입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서초구 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발달 검사를 해 모니터링을 해주고 있다.
 

한우리정보문화센터 영유아지원팀 조성훈(레오) 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아동발달 선별 검사에 따른 결과가 온전히 가족의 짐으로 이어진다”면서 “재활 치료를 위해 온갖 사설 기관을 찾아다니다 보면 돈은 돈대로 쓰고, 부부 사이도 나빠져 가족 관계가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진희 영유아발달가족지원연구소 소장은 “한국에서는 물리치료실에만 가도 ‘아이가 엄마랑 있으면 더 우니까 잠시 나가 있으라’며 부모와 자녀를 분리한다”면서 “조기개입 서비스는 가족의 강점과 욕구를 조사해 부모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함께하므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와 가족이 주체가 되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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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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