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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는 군사력이 아니라 용서·화해에서 시작된다

2019 한반도 평화나눔포럼 ‘평화의 문화, 한반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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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조강연을 한 염수정 추기경과 주제 발표자, 특별 강연자 등이 포럼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자리에 모여 인사하고 있다.

▲ 염수정 추기경 등 고위 성직자들과 주제 발표자들이 회의별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2019 한반도 평화나눔포럼은 ‘평화의 문화, 한반도의 길’을 주제로 유럽 주교단을 초청, 냉전 해체와 난민 문제 등에 대한 지혜를 듣고 나눴다. 또 탈북민과 이주민, 소수자 등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살피고, 한반도 평화 문화 조성 방안도 모색했다. 이를 위해 △화해와 치유 △포용과 공생 △갈등에서 평화로라는 세 소주제로 나눠 한국 사회에서 평화의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성찰했다.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은 기조연설에서 “유럽 사회가 용서와 화해를 통한 평화 건설의 길을 걸어가도록 예언자 역할을 하는 유럽 교회의 체험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크나큰 하느님 은혜”라며 “이번 포럼이 우리 겨레와 모든 백성에게 예수님을 기반으로 한 평화의 문화를 창달하고 유럽과 한국의 교회가 연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교황청 라틴아메리카위원회 구스만 카리키리 부위원장은 ‘만남, 평화, 그리고 화해의 문화’를 주제로 한 특별 강연을 통해 역대 교황들의 평화에 대한 가르침과 평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 평화를 일구는 터전으로서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한국 교회는 조국과 모든 인류를 위해 특별한 임무, 곧 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표징이자 도구로서 수행해야 할 사명을 증언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제1회의 : 화해와 치유



헝가리 에스테르곰-부다페스트대교구장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은 ‘평화적 체제 변화와 헝가리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헝가리 교회는 시노드를 통해 공동 작업을 하면서 화해 방식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중부유럽의 역사는 국가 간 갈등과 불의, 쓰라린 기억들로 가득하며, 바로 그 때문에 가톨릭교회는 민족들의 화해를 위해 일하라는 성소를 느낀다”며 “가장 찬란했던 순간은 2006년 민족 갈등이 컸던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주교단 사이에 화해 문서가 서명되던 때였다”고 회고했다.

갑작스럽게 포럼에 함께하지 못한 폴란드 그니에즈노대교구장 보이첵 폴락 대주교는 영상을 통해 ‘화해 작업 안에서 폴란드 교회의 역할’을 발제했다. 그는 1965년 폴란드 세례 1000주년 기념행사 전야에서 독일 주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용서합니다. 그리고 용서를 빕니다’라고 썼던 폴란드 주교단의 메시지를 돌이켜보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화해 소명을 강조했다. 또 2012년 폴란드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가 공산 치하에서 겪었던 아픔에 대해 발표한 특별한 화해 메시지, 폴란드인 10만 명이 희생된 볼리니아 학살사건 70주년을 맞아 2013년 폴란드 교회가 동방가톨릭교회 중 가장 큰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와 발표한 공동 메시지를 통해 상호 용서와 화해를 가져온 과정과 노력의 예를 보여줬다.

전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차관 요제프 클레멘스 주교는 ‘독일 교회가 걸어온 화해와 평화의 길’이라는 발제를 통해 서독 출신이면서도 동독에 건너가 사목했던 사제와 평신도들의 역할, 프랑스와 화해하려는 독일 청년들의 노력, 폴란드 교회와 화해하려는 독일 교회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했다.



제2회의 : 포용과 공생



가톨릭대 신학부총장 겸 신학대학장 전영준 신부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따른 유동인에 대한 환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민에 관한 현대 교회의 문헌과 21세기 교황들의 가르침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난민과 이민, 순례자,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국내 유동인 현상에 주목하면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사목 배려와 환대를 주문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한국의 불평등과 사회 통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불평등의 원인으로 △남녀 성별이나 학력, 기업 규모, 고용 지위에 따른 노동시장의 변화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 △비혼ㆍ이혼ㆍ사별에 따른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가족 구조 변화 △임금 불평등을 꼽았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복지 지출 확대와 조세제도 개혁, 퇴직 연령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프랭크 군터 레무스 대표권한대행은 ‘보편적 인류애의 모색- 난민과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난민에 대한 환대는 정부나 몇몇 난민 지원단체, 유엔난민기구에만 맡길 수 없다는 점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며 “난민 보호를 위해서 이제 정부는 물론 지자체, 시민사회, 다양한 종교단체들, 대학들, 많은 자원을 가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 비정부 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3회의 : 갈등에서 평화로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김학성 교수는 ‘화해와 용서를 통한 한반도 평화 만들기’에 대한 발제에서 “국력이나 군사력, 안보를 강조하는 현실주의 방식의 ‘평화 지키기’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를 통한 한반도 ‘평화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 만들기의 실천 과제로 남북 간 분쟁 종식 선언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학술ㆍ교육 분야 협력과 공동작업 확대, 공동 목표와 새로운 통합 정체성 형성, 동북아 지역 내 안보 공동 이익 확보, 높은 수준의 통합과 더불어 정체성 공유 등을 제시했다.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박신영(에밀리아나) 수녀는 ‘작은 길로 평화 : 상처받은 이들과 함께 걷는 길’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탈북 소녀들 공동생활가정 ‘어울림쉼터’와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어울림센터’를 통한 사도직 활동 전반과 탈북 청소년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탈북민 사도직 활동을 설명했다.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전우택 교수는 ‘분단, 용서, 그리고 신앙’에 관한 발제를 통해 서로 용서할 수 없는 남한과 북한의 집단의식을 분석했다. 그는 “남남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면 그보다 훨씬 큰 남북 갈등은 결코 해소할 수 없을뿐더러 용서와 화해는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저히 이뤄질 수 없다고 여겼던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 통일이 이뤄져 21세기에는 전 세계가 한국인들의 말을 경청하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그것이 “21세기를 사는 한인들이 하느님에게서 받은 소명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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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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