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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헬레나 축일(8월 18일)에 살펴보는 ‘성녀와 십자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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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는 예수님의 십자가 위 죽음으로 그리스도의 상징이 됐다. 그런 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보편적인 그리스도교의 상징이다. 십자가에 대한 공경은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4세기 초부터 시작됐다. 성녀 헬레나(250?~330)는 이런 교회 역사 안에서 십자가와 떼어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전승에 따르면 성녀는 예수님이 못 박혀 돌아가신 십자가를 되찾았다. 8월 18일 성녀 헬레나 축일을 맞아 성녀와 십자가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아본다.

헬레나 성녀는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다. 「한국가톨릭대사전」에 따르면 성녀는 60세가 넘은 나이에 아들의 설득으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교 신자가 됐다.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밀비오 다리 전투’에서 막센티우스를 물리친 뒤 어머니에게 입교를 권했다고 한다. 세례 이후 진지한 신자의 삶을 살았다고 알려진 성녀는 특히 그리스도교를 널리 전파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소아시아 북서부에서 태어난 성녀는 후에 황제가 된 콘스탄티우스 1세와 결혼했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이혼했다. 이후 아들 콘스탄티누스가 황제가 되면서 황궁으로 불러 들여졌다. 아들은 성녀를 ‘아우구스타’ 황후로 부르도록 하고 초상이 새겨진 동전도 주조하도록 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못 박힌 십자가를 찾은 것은 성녀가 팔레스티나로 순례를 떠나서였다. 총애하던 맏손자가 처형당하는 비극을 겪은 성녀는 노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순례에 나섰고 이때 하느님께 충성과 신앙을 바치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아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도움으로 팔레스티나에 여러 성당을 세웠다. ‘구세주의 발자취에 대한 경배를 표하기 위해서’였다. 대표적인 것이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 기념 성당’과 예루살렘 올리브 산에 있는 ‘주님의 기도 성당’, ‘주님 무덤 성당’이다. 주님 무덤 성당은 예수가 처형된 장소인 골고타와 예수의 무덤 위에 세워진 신전을 허물고 지어졌다. 루피노(T. Rufinus·345~410)에 의하면 이 성당을 지을 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발견됐다.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예루살렘에서 예수와 관련된 물품을 찾아 로마로 옮기던 성녀는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 달려있던 죄명판을 발굴하고 그곳을 파도록 했다. 현장에서는 수많은 십자가가 나왔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고심하다 모든 십자가 위에 젊은이 시신을 올려놓게 했더니 한 십자가 위에서 젊은이가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성녀는 이 십자가를 세 개로 나눠서 각각 아들과 예루살렘 주교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하나는 로마로 가져왔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전용 성당에서 다른 유품들과 함께 보관했다. 이 성당은 ‘헬레나 대성전’, ‘세소리아 대성전’으로 칭했는데, 공식 명칭은 ‘예루살렘’이었다. 현재는 ‘예루살렘 성십자가 성당’으로 불린다.

그의 역할은 당시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도인 신심 생활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떠난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예수님 자취와 흔적을 찾는 순례 신심이 널리 퍼졌다고 한다.

성녀는 330년 오늘날 터키 이즈미르인 니코메디아에서 세상을 떠났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유해를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옮겨 황실 납골당에 안치했다고 전해지며 알트만 수사의 「이장기」에 의하면 이후 849년 프랑스 랭스대교구의 오빌리에 수도원으로 옮겨졌다. 9세기 초부터 성인으로 공경 받아왔던 성녀는 이콘 등 성미술에서 아들과 함께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다가 15세기 이후에는 왕관, 십자가, 못과 함께 등장한다. 십자형의 십자가를 든 성인은 성녀가 유일하다. 독일 트리어, 밤베르크, 바젤의 수호성인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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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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