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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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

김영욱 신부 인천교구 숭의동본당 주임, ㈔올마이키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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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신부 인천교구 숭의동본당 주임, ㈔올마이키즈 이사장




본당에 올마이키즈 홍보 활동을 나가면 해외 나눔의 의미에 대해 이런 강론을 한다. 첫째는 사랑의 실천이다. 예수님은 내 주위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라고 말씀하신다. 더 나아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통해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준 외국인을 본받아 ‘너도 가서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신다. 둘째는 복음 선포다. 올마이키즈는 해외 선교를 위해 파견된 수도자들과 연대해 활동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간접 선교에 참여하게 된다. 셋째는 부활 체험이다. 부활은 우리 신앙의 핵심 교리이다. 가난 때문에 죽어가는 이들을 다시 살리고, 좌절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 부활이다.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부활의 기적을 나눔으로 체험하게 된다. 감히 내가 하느님이 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미사를 마치고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마당에 나와 후원 신청서를 받는다. 참여하는 분이 많지 않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미안하지만 그들의 신앙심을 의심했다. 서운함과 당혹감도 들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다른 나라까지 도와줘야 하나요?”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데 그거 해 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요”라며 싸늘하게 지나칠 때는 좌절감도 들었다.

홍보를 마치고 성당에 앉아 조용히 기도한다. 그때 들려오는 말씀. “실망하지 마라. 그들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이미 다른 곳에 많은 나눔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너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상처받지 마라. 용기를 내어라!” 그렇다. 좋은 일 한다고 자만했다. 그리고 옹졸했다. 신자들을 판단하고 무시한 것에 대해 용서를 청했다. 구멍 난 시루에 물을 부으면 물은 빠지지만 콩나물은 자란다. 콩나물은 금방 자라고 눈에도 보인다. 하지만 사람 키우는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인내가 필요하다. 나라님은 가난을 못 구할지라도 하느님은 구하실 수 있다. 하느님은 그 사명을 우리에게 주셨고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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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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