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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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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36.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21)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

▲ 두치오 작 '겟세마니에서의 고뇌 중 잠든 제자들', 1308~1311, 피렌체 두오모 박물관.가톨릭굿뉴스 제공


공관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잡히기 전에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신 모습을 전합니다. 반면에 요한복음은 조금 다른 내용의 기도를 소개합니다. 요한복음 14장부터 소개되는 예수님의 마지막 담화는 17장에서 찾을 수 있는 예수님의 기도로 끝맺습니다. 이 부분을 어떤 이들은 '대사제의 기도'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이 기도 안에서 예수님은 마치 대사제처럼 그의 사명과 함께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복음서 안의 위치나 문맥 등을 생각해서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전체가 기도의 형태인 요한복음 17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첫 부분은 '영광'을 주제로 합니다.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을 통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도록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요한복음에서 표현되는 영광은 예수님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는 것을 통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이 기도의 내용은 겟세마니의 기도와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 요한복음 1장 1-3절에서 찾을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재(先在)에 대한 사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네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둘째 부분은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 할애됩니다. 이 기도 안에서 제자들은 세상과 대조됩니다. 여기서 표현되는 세상은 부정적인 의미의 세상입니다. 요한복음은 세상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지만(요한 3,16), 하느님의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배척한 세상이기도 합니다.(요한 17,14) 예수님은 제자들이 진리로,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거룩하게 되도록 기도합니다. 세상의 구원을 위해 아버지께서 아들을 파견한 것처럼 예수님 역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합니다. 결국, 이들은 세상에 남아 하느님의 일을 계속하는 이들이지만, 믿음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 예수님 사이의 일치에 참여하게 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셋째 부분은 '믿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믿는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고,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안에 머물러 있기를 청하는 내용입니다. 믿는 모든 이들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치 안에 참여하는, 믿음을 통해 그 관계 안에 머무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요한복음이 표현하는 일치에 대한 사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3)

사람들은 이것을 '상호내재' 또는 '상호내주'라고 부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치 안에 머물러 서로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부정적인 의미의 세상과 구별되는 믿는 이들의 모습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6)라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사랑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되는, 요한이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 전해주는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세상을 떠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 믿는 이들 안에 머물러 있고, 그들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예수님 안에 머물 수 있습니다.

겟세마니의 기도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지만 요한 17장은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통해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전합니다. 기도의 내용은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되고 제자들과 믿는 이들이 모두 하나가 되도록 청하는 것이지만, 요한 17장은 예수님의 사명과 업적을 요약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와 목적, 그리고 제자들과 믿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드러내고 믿음으로 이끈 모든 것은 예수님의 지상 사명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제 예수님은 이 세상의 사명을 마치고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가겠지만, 하느님의 말씀과 진리는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 세상에 전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기도는 예수님의 삶의 요약이자 세상에 남겨질 제자들과 믿는 이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요한의 신학을 담고 있습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2.1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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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24-3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26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27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28 그리고 너희는 왜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30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31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32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33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34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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