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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36.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21)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

▲ 두치오 작 '겟세마니에서의 고뇌 중 잠든 제자들', 1308~1311, 피렌체 두오모 박물관.가톨릭굿뉴스 제공


공관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잡히기 전에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신 모습을 전합니다. 반면에 요한복음은 조금 다른 내용의 기도를 소개합니다. 요한복음 14장부터 소개되는 예수님의 마지막 담화는 17장에서 찾을 수 있는 예수님의 기도로 끝맺습니다. 이 부분을 어떤 이들은 '대사제의 기도'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이 기도 안에서 예수님은 마치 대사제처럼 그의 사명과 함께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복음서 안의 위치나 문맥 등을 생각해서 '요한이 전하는 겟세마니의 기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전체가 기도의 형태인 요한복음 17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첫 부분은 '영광'을 주제로 합니다.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을 통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도록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요한복음에서 표현되는 영광은 예수님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는 것을 통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이 기도의 내용은 겟세마니의 기도와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 요한복음 1장 1-3절에서 찾을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재(先在)에 대한 사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네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둘째 부분은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 할애됩니다. 이 기도 안에서 제자들은 세상과 대조됩니다. 여기서 표현되는 세상은 부정적인 의미의 세상입니다. 요한복음은 세상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지만(요한 3,16), 하느님의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배척한 세상이기도 합니다.(요한 17,14) 예수님은 제자들이 진리로,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거룩하게 되도록 기도합니다. 세상의 구원을 위해 아버지께서 아들을 파견한 것처럼 예수님 역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합니다. 결국, 이들은 세상에 남아 하느님의 일을 계속하는 이들이지만, 믿음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 예수님 사이의 일치에 참여하게 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셋째 부분은 '믿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믿는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고,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안에 머물러 있기를 청하는 내용입니다. 믿는 모든 이들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치 안에 참여하는, 믿음을 통해 그 관계 안에 머무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요한복음이 표현하는 일치에 대한 사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3)

사람들은 이것을 '상호내재' 또는 '상호내주'라고 부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치 안에 머물러 서로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부정적인 의미의 세상과 구별되는 믿는 이들의 모습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6)라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사랑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되는, 요한이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 전해주는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세상을 떠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 믿는 이들 안에 머물러 있고, 그들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예수님 안에 머물 수 있습니다.

겟세마니의 기도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지만 요한 17장은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통해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전합니다. 기도의 내용은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되고 제자들과 믿는 이들이 모두 하나가 되도록 청하는 것이지만, 요한 17장은 예수님의 사명과 업적을 요약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와 목적, 그리고 제자들과 믿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드러내고 믿음으로 이끈 모든 것은 예수님의 지상 사명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제 예수님은 이 세상의 사명을 마치고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가겠지만, 하느님의 말씀과 진리는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 세상에 전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기도는 예수님의 삶의 요약이자 세상에 남겨질 제자들과 믿는 이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요한의 신학을 담고 있습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2.1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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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이 가서 씻고 앞을 보게 되어 돌아왔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41<또는 9,1.6-9.13-17.34-38>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때에 1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 <2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누가 죄를 지었기에 저이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저 사람입니까, 그의 부모입니까?” 3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 4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우리는 낮 동안에 해야 한다. 이제 밤이 올 터인데 그때에는 아무도 일하지 못한다. 5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 6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땅에 침을 뱉고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그 사람의 눈에 바르신 다음, 7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어라.” 하고 그에게 이르셨다. ‘실로암’은 ‘파견된 이’라고 번역되는 말이다. 그가 가서 씻고 앞을 보게 되어 돌아왔다. 8 이웃 사람들이, 그리고 그가 전에 거지였던 것을 보아 온 이들이 말하였다. “저 사람은 앉아서 구걸하던 이가 아닌가?” 9 어떤 이들은 “그 사람이오.”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아니오. 그와 닮은 사람이오.” 하였다. 그 사람은 “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10 그들이 “그러면 어떻게 눈을 뜨게 되었소?” 하고 묻자, 11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예수님이라는 분이 진흙을 개어 내 눈에 바르신 다음,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어라.’ 하고 나에게 이르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서 씻었더니 보게 되었습니다.” 12 그들이 “그 사람이 어디 있소?” 하고 물으니, 그가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들은 전에 눈이 멀었던 그 사람을 바리사이들에게 데리고 갔다. 14 그런데 예수님께서 진흙을 개어 그 사람의 눈을 뜨게 해 주신 날은 안식일이었다. 15 그래서 바리사이들도 그에게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 다시 물었다. 그는 “그분이 제 눈에 진흙을 붙여 주신 다음, 제가 씻었더니 보게 되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6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몇몇은 “그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으므로 하느님에게서 온 사람이 아니오.” 하고, 어떤 이들은 “죄인이 어떻게 그런 표징을 일으킬 수 있겠소?” 하여, 그들 사이에 논란이 일어났다. 17 그리하여 그들이 눈이 멀었던 이에게 다시 물었다. “그가 당신 눈을 뜨게 해 주었는데, 당신은 그를 어떻게 생각하오?” 그러자 그가 대답하였다. “그분은 예언자이십니다.” <18 유다인들은 그가 눈이 멀었었는데 이제는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앞을 볼 수 있게 된 그 사람의 부모를 불러, 19 그들에게 물었다. “이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었다는 당신네 아들이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보게 되었소?” 20 그의 부모가 대답하였다. “이 아이가 우리 아들이라는 것과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었다는 것은 우리가 압니다. 21 그러나 지금 어떻게 해서 보게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누가 그의 눈을 뜨게 해 주었는지도 우리는 모릅니다. 그에게 물어보십시오. 나이를 먹었으니 제 일은 스스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22 그의 부모는 유다인들이 두려워 이렇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고백하면 회당에서 내쫓기로 유다인들이 이미 합의하였기 때문이다. 23 그래서 그의 부모가 “나이를 먹었으니 그에게 물어보십시오.” 하고 말한 것이다. 24 그리하여 바리사이들은 눈이 멀었던 그 사람을 다시 불러,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시오. 우리는 그자가 죄인임을 알고 있소.” 하고 말하였다. 25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그분이 죄인인지 아닌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이 한 가지, 제가 눈이 멀었는데 이제는 보게 되었다는 것은 압니다.” 26 “그가 당신에게 무엇을 하였소? 그가 어떻게 해서 당신의 눈을 뜨게 하였소?” 하고 그들이 물으니, 27 그가 대답하였다. “제가 이미 여러분에게 말씀드렸는데 여러분은 들으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어째서 다시 들으려고 하십니까? 여러분도 그분의 제자가 되고 싶다는 말씀입니까?” 28 그러자 그들은 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말하였다. “당신은 그자의 제자지만 우리는 모세의 제자요. 29 우리는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을 아오. 그러나 그자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우리가 알지 못하오.” 30 그 사람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그분이 제 눈을 뜨게 해 주셨는데 여러분은 그분이 어디에서 오셨는지 모르신다니, 그것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31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의 말을 들어 주지 않으신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러나 누가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면, 그 사람의 말은 들어 주십니다. 32 태어날 때부터 눈이 먼 사람의 눈을 누가 뜨게 해 주었다는 말을 일찍이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33 그분이 하느님에게서 오지 않으셨으면 아무것도 하실 수 없었을 것입니다.”> 34 그러자 그들은 “당신은 완전히 죄 중에 태어났으면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것이오?” 하며, 그를 밖으로 내쫓아 버렸다. 35 그가 밖으로 내쫓겼다는 말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그를 만나시자, “너는 사람의 아들을 믿느냐?” 하고 물으셨다. 36 그 사람이 “선생님, 그분이 누구이십니까? 제가 그분을 믿을 수 있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대답하자, 37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너와 말하는 사람이 바로 그다.” 38 그는 “주님, 저는 믿습니다.” 하며 예수님께 경배하였다. <39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보지 못하는 이들은 보고, 보는 이들은 눈먼 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40 예수님과 함께 있던 몇몇 바리사이가 이 말씀을 듣고 예수님께, “우리도 눈먼 자라는 말은 아니겠지요?” 하고 말하였다. 4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눈먼 사람이었으면 오히려 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너희가 ‘우리는 잘 본다.’ 하고 있으니, 너희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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