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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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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해녀 할머니의 미역국

이시우 신부 제주교구 애월본당 주임




해마다 새해가 되면 신자들의 집 축복을 한다. 점심 때가 되면 그 집에서 식사하게 되는데 새로 온 신부의 입맛을 모르는지라 이것저것 준비하신다. 첫날 나온 미역국을 세 그릇이나 해치웠는데, 본당 신부가 미역국을 좋아한다는 소문에 한 주간 내내 미역국에 멱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주일 미사 때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미역국 말앙 다른 국도 잘 먹어마시!" 그 후 이삼일 동안은 다른 국이 나와 표정 관리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드디어 문제가 된 해녀 할머니의 미역국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녀 할머니가 최고급 옥돔 미역국을 준비한다고 귀하디귀한 옥돔을 재료로 준비했다. 냉장고 없이 옥돔을 몇 날 부엌 찬장에 걸어 놓으니 맛이 살짝 가버린 상태에서 당일 미역국을 끓인 것이다.

같이 갔던 수녀님과 구역장은 진동하는 군내에 아예 수저를 들지 못하고 내 눈치만 봤다. 그때 할머니의 음성이 내 귀를 울렸다. "혼저 하영 드십써!(어서 많이 드세요!)" 눈 딱 감고 부들거리며 한 수저를 뜨니 토할 기세였다. 냄새 맡지 말고 한번에 들이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옥돔국을 단번에 마셨는데, 매우 어리석었다. 곧바로 할머니의 두 번째 옥돔국이 바로 눈앞에 놓였다. "신부님! 진짜 미역국 조아햄수다, 양!" 결국 같은 방법으로 두 번째 국을 마셨고, 수녀님의 만류로 세 번째 고문은 겨우 면할 수 있었다.

미역국의 아픔을 맛본 지도 벌써 25년이다. 요즘은 집 축복 후 식사를 거의 식당에서 해결한다. 모든 것이 기계적이고 손쉽다. 과정은 무시당하고 결과만 판치는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천천히 가는 것들이 그리울 때가 많다. 너무 빨리 가다 보니 우리네 영혼은 저 뒤에서 좀 쉬어 가라고 한다. 미역국의 쓴맛은 영혼의 손짓이었던가! 저 멀리 예수님께서 미역국을 천천히 드시면서 짓궂게 웃고 계신다.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7.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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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9-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20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한다. 21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22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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