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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대림 제2주일 (마르 1,1-8)

생각이 상황을 바꿉니다

▲ 조명연 신부,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신학교에 들어가서 여러 동아리 활동을 할 수가 있었는데, 제가 선택한 곳은 산악반이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 산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는 일상 삶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정말 좋았습니다. 여기에 보너스로 건강한 몸도 갖게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험한 산, 오르기 힘든 산을 가는 것도 무척이나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신병교육대에서 유격 훈련을 받을 때 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워낙 좋아했던 산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때 산을 오르는 일은 정말로 괴로웠습니다. 산에 빨리 오르지 않으면 알아서 하라는 조교들의 험악한 말을 들으면서 어쩔 수 없이 강압적으로 올라야 했기 때문이지요.

똑같이 오르는 산이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을 내가 선택한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어쩔 수 없이 하는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지요. 어쩌면 고통과 시련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고통과 시련을 무조건 괴롭고 힘들다고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그 고통과 시련이 기쁨과 행복의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해서 행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바로 내 삶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인 것입니다. 이러한 책임 있는 행동은 바로 생각의 전환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야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은 요한 세례자를 만납니다. 요한 세례자는 오실 주님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지요. 그래서 광야에서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세례를 받게끔 했습니다. 그리고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삽니다.(마르 1,6 참조)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인간의 욕망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한 세례자가 이런 선택을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요한 세례자는 사제직에 있었던 즈카르야와 아론 가문의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지요. 이는 그가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살 수 있는 집의 외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 선택을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받은 사명에 충실한 것이 바로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하려고 하지 않고, 또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면서 그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는 자신이 주님보다는 결코 높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하지요.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마르 1,7)

요한 세례자의 이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의 모습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주님께 참으로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을 해 달라, 저것도 해 달라고 합니다. 마치 맡겨 놓은 것을 되찾아 가는 것처럼 말이지요. 잘 생각해 보면 주인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종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주님보다 절대로 높아질 수 없는데, 온갖 불평불만 속에서 주님 탓을 외치면서 마치 종을 대하듯 했던 것이 아닐까요? 결코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자신의 사명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주님을 진정으로 나의 주님으로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습이 바로 베드로 사도가 말씀하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는 모습입니다.(2베드 3,13 참조)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12.0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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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5 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6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7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8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9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10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12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15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16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17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18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20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3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5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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