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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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감히 인간이 하느님의 친구!

연중 제17주일(루카 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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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7주일(루카 11,1-13)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인간은 하느님의 친구임을 분명하게 밝히셨습니다. 과연 피조물인 인간, 때로는 동물만도 못하다고 손가락질당하기도 하는 인간이 하느님의 친구일까요? 친구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냥 인사만 하는 친구가 있고, 함께 고민을 나누고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친구가 있고,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친구도 있습니다. 동창생 친구도 있고,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깊이 있게 사귀는 친구도 있고, 배신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친구로 삼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우정을 간직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십자가 죽음에서 그 우정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십자가 밑에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모입니다. 그 십자가 밑에서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아드님을 세상에 파견하셨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게 있어서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친구라는 것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친구를 위해 죽기까지 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미 구약 성경 탈출기에 보면(24─33장) 하느님께서 모세를 친구로 대하십니다. 이스라엘이 해방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이집트 노예살이에서 탈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계약을 맺고 있을 때, 산밑에서 그 백성은 우상인 금송아지를 만들고 제사를 바쳤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진노하시고, 계약은 깨지고 징벌을 내리셨습니다.

요한복음 15장 1315절에서 하느님이신 예수께서 직접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친구들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나는 너희를 더는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오늘 복음서에서 나오는 이 친구는 졸라대는 친구입니다. 예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를 맞이하는 친구는 뜸을 들이다가 마침내 잠자리에서 일어나 불평하지 않고 빵을 챙겨 주는군요. ‘그가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루카 11,8). 사실 저는 평생 주님께 면목없이 졸라대는 친구입니다. 그리고 제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보다 더 풍성하게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계시헌장 2항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는(콜로 1,15; 1티모 1,17 참조) 이 계시로써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시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탈출 33,11; 요한 15,14-15 참조), 인간과 사귀시며(바룩 3,38 참조), 당신과 친교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신다.” 인간은 하느님의 넘치는 사랑을 받는 친구로서 하느님과 말씀을 주고받으며 사귀는 사이이며, 하느님과 인간은 더불어 하나가 되도록 부르심을 받은 존재입니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은 하느님께 단순하고 전적인 신뢰심으로 ‘예!’라고 응답하는 것입니다.

흔히 수제자라고 말하는 베드로는 불리한 상황에서 친구인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세 번이나 잡아떼면서 배신하고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친구들 가운데 가장 믿고 천국의 열쇠도 맡긴 친구인데 말입니다. 그래도 성실한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친구를 찾아가셨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고 확답을 받으면서 변함없는 우정을 세 번이나 확인하십니다(요한 21,15 참고).

그는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친구라고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깊이 체험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친구들 가운데는 예수님을 팔아먹은 가롯 유다도 있습니다. 극적인 과정을 거쳐 참 우정을 간직하게 된 친구 베드로와 달리, 유다는 절망한 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끝내 버렸습니다. 끝까지 우정에 기대면 사람은 깊은 어둠을 이겨내고 살아납니다. 그렇지 않고 하느님과의 우정에 한계가 있다고 여기거나, 하느님 앞에서 자기 체면만 차리고 희망을 포기하면 어둠 속에 묻혀 생명을 잃고 죽고 맙니다.

이런 친구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친구, 하느님의 친구가 되어 감사하면서 정성껏 이 기도를 바쳐야겠다는 마음을 새롭게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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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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