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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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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사이야기] (2) 구본석 신부 (서울 서초동본당 보좌, 2017년 수품

사제 생활의 시작과 끝

사제 생활의 시작과 끝




찬미 예수님!

새 사제로서 지낸 석 달 남짓한 시간은, 사제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온 지난 삼십 년의 세월만큼의 값진 체험들로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매일 미사성제를 집전하는 순간이 사제로서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은총의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이렇게 석 달 동안 매일같이 맞이할 수 있었던 그 은총의 시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나누어볼까 합니다.

지난 3월 21일, 서울대교구의 원로신부님이신 김영일(발타사르) 신부님께서 선종하셨습니다. 통상 교구의 모든 새 사제들이 선종하신 선배 신부님 장례의 상주를 맡게 됩니다.

신부님께서 선종하신 당일 늦은 밤, 사제가 된 이후 처음으로 선종하신 선배 신부님의 시신을 동기들과 함께 명동 성당 지하성전에 안치하고 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상주 역할을 시작하였습니다.

57년 전에 사제품을 받으신 원로신부님의 시신 앞에서 여러 신부님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면서 한 달 남짓 사제로 살아온 제가 느낀 세월의 무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그리고 선배 신부님의 차갑게 식은 육신을 바라보며, 신부님께서 이제껏 걸어오셨을 사제 삶의 여정을 감히 떠올려보기도 하였습니다. 수품 때 맞췄을 그 제의를 수의 대신 입고 계신 신부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신부님께서 사제품을 받으셨던 그 순간 또한 감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죽음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 새 사제에게 선배 원로신부님의 선종은 우리 삶의 무게와 죽음이 지닌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습니다. 더불어 초라한 몰골의 시신으로 남은 선배 신부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사제직의 고귀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제로서 충실히 살아오셨을 신부님의 지난 삶을 감히 가늠해보며 후배 사제로서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함께 미사를 집전하신 어느 선배 신부님의 말씀이 제 가슴을 뛰게 하였습니다. 선배 신부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는 새 사제들의 모습을 통해서, 사제 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새 사제로서 수품 이후의 첫 미사를 시작으로, 수도원에서의 첫 미사, 부임한 본당에서 첫 미사, 신학교에서의 첫 미사처럼 '첫 미사'라는 이름으로 미사를 봉헌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많은 첫 미사 중에서도 유독 선종하신 선배 신부님의 상주 역할을 처음으로 시작하며 봉헌하였던 미사가 이처럼 마음에 가장 깊이 남아 있습니다.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음을 숙명으로 여기는 우리에게, 일분일초 후의 상황도 예측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시작이 주는 설렘과 찬란할 것만 같은 앞날에 대한 기대감에만 머무는 것은 우리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가오지 않을 것만 같은 우리 생의 마지막을 굳이 되짚어보는 그 마음은 안주하는 데 급급한 우리의 일상을 환기시켜 주며, 마주하는 삶의 매 순간을 감사와 기쁨으로 채워주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사제로서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려보는 것 역시, 평생을 사제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저를 담금질해 줄 것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5.1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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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24-43<또는 13,24-30>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24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31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34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6 그 뒤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밭의 가라지 비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37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38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39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40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41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42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43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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