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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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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사이야기] (5) 순례 끝? 진정한 순례의 시작!

이영균(멜키아데스) 서울 목5동본당




"주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암흑에 헤매는 한 마리 양을…."

2015년 6월 4일 정오.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에 꽉 들어찬 세계 각국의 신자들은 수녀님의 선창에 따라 성가 151번을 불렀다. 한구석에서 성체를 모시던 나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가눌 수 없었다. 주님, 감사합니다. 성 야고보님, 제가 왔습니다.

나는 2015년 5월 5일 프랑스 생장을 출발하여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를 31일에 걸쳐 걸었다. 나이 들기 전에 이 순례 길을 걷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70세를 2년 앞두고 먼 길을 나섰다. 하루에 짧게는 20㎞, 길게는 40㎞를 11㎏의 짐을 지고 걸었다. 피레네 산맥을 넘었고, 끝없는 밀밭의 지평선을 밀고 나가는 메세타를 걸었으며, 흐드러지게 만개한 붉은 개양귀비 꽃밭과 포도밭을 지났다. 지나는 크고 작은 성당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무릎 꿇고 주님과 성모님께 인사하였다. 그리고 성당의 저녁 미사로 하루하루를 끝냈다.

뙤약볕의 더위와 갈증, 시큰거리는 무릎, 어깨를 누르는 배낭, 세계 각국의 코골이 합주와 허공에 뜬 듯한 2층 침대 잠자리 등으로 힘이 들었다. 나는 지치고 힘들 때마다 성가 151번을 불렀다. 그리고 묵주 기도와 화살 기도를 바쳤다.

'주님! 감사합니다. 제가 이 야고보의 순례길을 걸을 수 있도록 건강을 주시고, 시간을 주시고, 경제력을 주셨음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쉬지 않고 걷겠습니다.'

성가를 부르고 기도하고 나면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광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크게 일어났고 빠졌던 힘이 다시 생겨 잘 걸을 수 있었다.

산티아고 대성당에서는 순례자를 위한 미사가 정오에 있다. 순례자와 관광객과 현지인 등으로 성당은 입추의 여지가 없다. 800㎞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성 야고보의 길)를 하루도 쉬지 않고 건너뜀 없이 31일 만에 무사히 걸은 나로서는 무척 의미 있는 미사였다. 그런데 미사 전에 수녀님이 성가를 지도하시는데 내가 그토록 힘들고 지칠 때마다 매일 불렀던 성가 151번이 아닌가. 지금 순례를 마무리 짓는 미사에서 내가 매일 불렀던 성가가 오늘의 성체 성가라니. 나는 미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메어왔고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하였다.

성가 가사 '오 내 주 천주여 받아주소서'와 함께 성체를 모셨다. 다시금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리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 처음 도착한 스페인의 론세스바에스의 저녁 미사에서 신부님이 우리말로 '주님은 당신도 아십니다'라고 하신 축복의 말씀이 다시 들렸다. 이 미사 중에 나를 알고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신 주님 앞에 나는 부끄러워 움츠러들었다. 중앙 돔에 매달려 그네를 타는 대형 향로 보따푸메이로의 향이 내리며 온몸에 전율이 스쳐 지난다.

2015년 6월 4일. 산티아고 대성당 미사를 끝으로 나의 800㎞ 순례도 막을 내렸다. 성당 문을 나서며 유난히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기도하였다.

'사랑의 주님, 용서의 주님, 자비의 주님. 주님이 저를 알고 계시듯 저도 주님을 더욱 알게 하소서. 주님이 저에게 오셨듯이 저도 주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하소서. 주님을 찾아가는 저의 순례는 이제 시작입니다. 아멘.'



※'나의 미사 이야기'에 실릴 원고를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8매 분량 글을 연락처, 얼굴 사진과 함께 pbc21@cpbc.co.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6.21 등록]
가톨릭인터넷 Goodnews에 오신 모든 분들께 축복이 함께 하시길..
오늘의 복음말씀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35-43 35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36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37 사람들이 그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하고 알려 주자, 38 그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39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0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4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42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43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도 모두 그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그레고리오(Gregory)
 네르사(Nersas)
 다시오(Dasius)
 디오니시오(Dionysius)
복녀  마리아 포르투나타 비티(Mary Fortunata Viti)
성녀  막센시아(Maxentia)
 바소(Bassus)
 베니뇨(Benignus)
 베른바르도(Bernward)
 솔루토르(Solutor)
 실베스테르(Silvester)
 심플리치오(Simplicius)
 아가피오(Agapius)
 아가피토(Agapitus)
 아나톨리오(Anatolius)
 아드벤토르(Adventor)
복자  암브로시오 트라베르사리(Ambrose Traversari)
 암펠리오(Ampelius)
 에드문도(Edmund)
 에우스타키오(Eustachius)
 옥타비오(Octavius)
 카이오(Caius)
 테스페시오(Thespesius)
 펠릭스(Fe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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