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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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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신부의 가톨릭 영성을 찾아서] (37) 9세기 ③ -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의 영향력

동방 교회에서 온 작품 하나가 일으킨 ‘나비 효과’

▲ 위-디오니시우스가 서방 교회에 끼친 영향.


카롤링거 르네상스가 지성적인 관점에서 문맹률을 낮추고 학문적 관심을 고조시키며, 영성적인 관점에서 수도원 제도와 수도자들의 생활을 개혁시키는 데에만 기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카롤링거 르네상스는 향후 스콜라 철학과 스콜라 신학이 출현했을 때 이성과 신앙이 조우하면서 함께 나아갈 길을 마련하기 위한 초석을 놓았습니다.



서방 교회로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을 보낸 미카엘 2세


9세기 비잔틴 제국 황제 레오 5세(Leo V, 재위 813~820)와 황제 미카엘 3세(Michael III, 재위 842~867)가 성화상 논쟁을 벌이며 성화상 반대와 공경을 주장했던 시기 중간에 황제 미카엘 2세(Michael II, 재위 820~829)가 서방 교회로 보낸 작품 하나가 서방 교회에 잔잔하면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레오 5세에 의해 쇠사슬에 묶여 감옥에 갇혀 있다가 친구들의 반란으로 갑자기 황제가 된 미카엘 2세는 종교적인 입장에서 레오 5세와 같은 성화상 파괴론자였습니다. 하지만 미카엘 2세는 성화상 공경론자에게도 관용 정책을 펼쳤습니다. 레오 5세가 추방했던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니케포루스 1세(Nicephorus I Constantinopolitanus, 재임 806~815)와 콘스탄티노폴리스 스투디오스(Studios) 수도원 원장이었던 스투디우스의 테오도루스(Theodorus Studita, 759~826)를 다시 콘스탄티노폴리스로 불러들이기도 했습니다.

성화상 파괴론을 지지했던 미카엘 2세는 서방 교회와 관계가 좋을 수 없었음에도, 간혹 교리 문제와 관련해 교황들과 경건왕 루도비쿠스(Ludovicus Pius, 재위 814~840)에게 의견을 묻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특히 827년 미카엘 2세는 루도비쿠스에게 위(僞)-디오니시우스(Pseudo-Dionysius, ?~500쯤)의 작품을 보냈습니다. 6~7세기 이미 스키토폴리스의 주교 요한(Ioannes Scythopolotanus, 재임 536~553쯤)과 고백자 막시무스(Maximus Confessor, 580쯤~662)가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들을 주석하는 총서 저술 작업을 시도했던 덕분에,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들은 동방 교회에서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세 명의 디오니시우스를 한 명으로 착각한 힐두이누스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을 받은 경건왕 루도비쿠스는 생 드니(Saint-Denis) 수도원 원장이었던 생 드니의 힐두이누스(Hilduinus Sandionysianus, ?~840/44)에게 수도원 이름과 관련된 3세기 순교자였던 파리의 디오니시우스(Dionysius Parisiensis, ?~249쯤) 주교의 정보를 수집하라고 명령하면서 얄궂은 운명이 시작됐습니다.

프랑크족의 중요 가문 출신인 힐두이누스는 샤를마뉴 궁정 학교 교장 알쿠이누스(Alcuinus, 730쯤~804)에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는 815년 생 드니 수도원에서 수도 생활을 했으며, 819년쯤 루도비쿠스의 전담 사제로 임명받았습니다. 824년 힐두이누스는 루도비쿠스 아들이 로마를 방문할 때 동행했으며, 그 인연으로 830년 아들의 반란에 가세했다 수도원을 잃고 추방당했습니다. 하지만 1년 후 힐두이누스는 황제의 신임을 다시 얻어 생 드니 수도원으로 돌아왔으며, 수도원 개혁 운동에 앞장섰습니다.

835년 경건왕 루도비쿠스는 힐두이누스에게 자신의 주보 성인인 파리의 디오니시우스의 생애를 저술하라고 명했습니다. 이때 힐두이누스는 비잔틴 황제 미카엘 2세가 보내준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들을 활용해 「성 디오니시우스 생애(Sancti Dionysii Vita)」를 저술했습니다. 그런데 힐두이누스는 저서에서 그 당시 일반적인 관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파리의 디오니시우스를 "아레오파고스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사도 17,34) 및 작품의 저자인 위-디오니시우스와 동일시했습니다. 게다가 힐두이누스의 저서가 수 세기 동안 인기를 누리면서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은 서방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시기 힐데이누스는 서방 교회에서 처음으로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을 라틴어로 번역했습니다.



부정신학과 신플라톤 사상 소개한 에리우게나

그러나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이 서방 교회에 더욱 보편화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요한 스코투스 에리우게나(Ioannes Scotus Eriugena, 810쯤~877/80) 덕분이었습니다. 경건왕 루도비쿠스가 사망하자 세 명의 아들은 프랑크 왕국을 3등분했는데, 막내였던 대머리 카롤루스(Carolus, 재위 840~877)는 서프랑크 왕국의 왕에 즉위했으며, 875년 샤를 2세(Charles II, 재위 875~877)라는 이름으로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자리에 즉위했습니다. 카롤루스는 조부 샤를마뉴의 문화 정책을 따라 파리 궁정 학교를 설립했으며, 845년 교사로 에리우게나를 초대했습니다.

9세기 중반에 에리우게나는 궁정 학교에서 동방 교부들의 작품을 연구하고 번역하면서 고백자 막시무스의 작품을 통해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들을 접했고, 개인적으로 번역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카롤루스는 에리우게나에게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을 라틴어로 번역하라고 요청했고, 858년쯤 비잔틴 황제 미카엘 3세도 에리우게나에게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을 라틴어로 번역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에리우게나는 단순히 번역 작업에만 그치지 않고, 이어서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 주해서도 저술했습니다.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에 대한 에리우게나의 번역 작업은 서방 교회에 신플라톤 사상을 소개하는 계기가 됐고 이후 서방 교회 영성가들은 '정화, 조명, 일치'라는 영적 발전의 단계를 숙고하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에리우게나의 번역 작업은 서방 교회에 부정 신학적인 방법론을 소개하면서 지나치게 이성 중심적으로 하느님께 접근하는 방법론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물론 에리우게나의 저서 「하느님의 예정론(De Divina Praedestinatione)」과 「자연의 구분론(De Divisione Naturae)」이 범신론적인 형식을 지닌다는 이유로 단죄되었지만, 에리우게나의 연구는 향후 신학과 철학이 고유하게 구분된 가운데 다시 만날 상황을 준비시켰습니다.



에리우게나는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과 동방 교부들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서방 교회에 다양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즉, 그는 서방 교회에 교부 시대 문화를 소개했으며 그리스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게다가 위-디오니시우스의 작품들이 라틴어로 소개됨으로써 서방 교회가 이후 오랫동안 부정 신학적 신비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부정 신학적 방법론에 기반을 둔 유사한 신비사상을 재생산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영성신학 교수>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8.08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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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 2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3 그가 또 아홉 시쯤에 나가 보니 다른 이들이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었다. 4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자, 5 그들이 갔다. 그는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6 그리고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고 물으니, 7 그들이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저녁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였다.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9 그리하여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다. 10 그래서 맨 먼저 온 이들은 차례가 되자 자기들은 더 받으려니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다. 11 그것을 받아 들고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리면서, 12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13 그러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14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15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16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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