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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도시](33) 예리코

지도자 여호수아의 첫 승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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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의 산에서 내려다본 예리코 전경

모세가 죽은 후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 지도자는 여호수아가 되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요르단을 건너 하느님이 약속한 가나안 땅으로 인도했다(여호 1,1-2). 영리한 지도자이며 뛰어난 전술가였던 여호수아가 요르단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진군하면서 첫 번째 전투에서 승리한 지역이 바로 예리코이다.

예리코는 현지 아랍인들은 ‘아리하’라고 부르는 지역으로 예루살렘 북동쪽 36km에 위치하고 요르단 강과 사해가 합류하는 북서쪽 15km 지점에 있다. 예리코는 지중해 해면보다 250m나 낮은 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도시다. 이 지역은 각종 과실수가 우거진 오아시스로, 예로부터 종려나무 성이라 불러왔다. 본래 요르단 영토였던 예리코는 1967년 6일 전쟁 때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후 이스라엘이 장악하고 있다. 고고학계에 발견된 증거에 따르면 예리코는 약 1만 년 전에 이미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 있다. 이처럼 예리코는 세계 역사에서도 유명한 도시다. 기원전 8000년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 최초의 도시이기도 하다.

예리코는 한 부족이 살다 다른 부족이 침입해 먼저 살던 도시와 성벽을 파괴하고 그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해 살고, 또 다른 부족이 침입해 들어와 새로운 도시를 건설했다. 이렇게 수천 년이 지난 결과로 고대 도시가 있던 자리가 점점 높아져 커다란 언덕을 형성하게 됐다.

지금도 예리코의 서쪽 편에는 폐허가 된 헤로데의 겨울 궁전 모습이 드러나 있다. 이 지역은 로마의 안토니우스(기원전 83~30)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선물했으며, 클레오파트라는 예리코를 헤로데에게 팔았다. 헤로데는 겨울에 와서 머물 궁전을 짓고 극장, 목욕탕, 수영장, 화려한 정원을 만들어 여기서 살다가 죽었다고 한다.

성경에 의하면 기원전 14세기쯤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예리코 성이 함락됐다. 성경은 예리코 함락 과정을 기적처럼 묘사하고 있다.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여호수아는 사람들로 성을 에워싸게 한 다음 사제들에게 숫양뿔나팔을 불며 언약궤를 가지고 성 주변을 돌게 했다. 나팔 소리가 울리고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자 성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실제로 예리코에는 석벽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예리코를 점령한 이스라엘인들은 성을 완전히 파괴하고 남녀노소할 것 없이 도시의 주민을 모두 죽였다. 아마도 공포심을 조장해 주변 도시를 쉽게 정복하려는 전략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때 미리 침투해서 이 지역을 정탐한 이스라엘 첩자들을 숨겨준 공로가 있는 매춘부 라합과 그녀의 가족만 목숨을 부지했다(여호 6,1-27참조). 이 전투 과정에서 여호수아는 모세가 준 지침을 충실히 지키며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일치 단결시켜 가나안 정복에 나서는 매우 이상적인 지도자로 나타난다.

이스라엘인에게 함락된 뒤 오랫동안 저주가 내려져 아무도 살지 않는 땅이 돼버린 예리코는 기원전 9세기 베텔의 히엘이 재건했다(1열왕 16,34). 신약에서 예수님은 예리코를 지나던 중 맹인을 치료하고 회개하는 세리 자캐오의 집에서 식사를 했다(마태 20,29). 예루살렘과 예리코를 잇는 좁은 도로는 강도들이 들끓는 곳이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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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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