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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신부의 행복특강] (19) 종교 예술 통해 하느님께 한 걸음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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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신자들에게 자유기도는 쉽지 않다. 구역ㆍ반 모임이나 소공동체 모임에서 자유기도를 할 시간을 주면 서로 눈치만 보다가 정작 기도를 못하고 넘어가는 때도 있다. 하느님을 경배하고 찬양하기 위해 성당에 나오면서 자유기도조차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반면 염경기도는 생활 속에서 익숙해져 있다. 아침기도, 저녁기도, 삼종기도, 묵주기도 등 반복적으로 외우는 기도는 잘한다. 그에 반해 자유기도가 어렵다면 시편을 하나씩 외우자. 의무적으로 머릿속에 넣지 말고 구절마다 의미를 새김으로써 일상에서 꺼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결하면서도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마음을 잘 표현한 시편은 깊은 신앙을 갖고 기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 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시편 23).

 그렇다면 묵상기도는 잘하고 있는가? 기도는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찬양이 먼저다.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 속에 살게 해주심에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청하는 기도와 반성하는 기도가 먼저인 경우가 많다. 시편기도도 할 줄 모르고, 자유기도를 통해 마음을 고백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우리가 얼마나 낮은 신앙의 영혼을 가졌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기도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고요한 상태가 돼야 영원한 하느님을 느끼고 맛볼 수 있다. 세상은 커다란 수도원이며, 우리는 구도자다. 마음의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기도 끝에 찾아온다.

 천주교는 `그림`이 발달해 있다. 사제와 수녀의 복장도 그림이다.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성스러움은 거룩한 느낌을 갖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강당에 들어갈 때와 성당에 들어갈 때 느낌이 다른 것은 스테인드글라스와 이콘, 성물 등에 의한 시각적 효과 때문이다.

 이콘에는 성경 속 예수님 모습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베드로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추시는 예수님은 가장 비천한 종으로 낮아지셨음을 의미한다. 베드로는 너무 감격스러워 예수님을 끌어안고 있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도할 수 있고 말씀에 머물러 묵상할 수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집안을 거룩하게 꾸미는 것도 중요하다. 집안에 이콘을 한두 점씩 걸고 신앙적 분위기를 조성해보자.

 이슬람이 가톨릭보다 교세가 앞섰다. 무슬림들은 철저한 신앙생활을 하지만 가톨릭 신자들은 점점 느슨해지는 것 같다.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대에 신앙 선조들은 산에서 숨어 지내느라 세속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들은 목숨을 바쳐가면서까지 이 땅에 신앙의 뿌리를 내렸다. 우리는 현재 너무 쉽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하느님을 깊이 느끼지 못하고 쉽게 떠나는 것이다. 신앙생활의 본질을 잡아야 한다. 신앙의 본질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경배하는 것이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예술을 사랑하자. 춤ㆍ성가ㆍ시ㆍ그림을 통해 하느님을 열심히 찬양하고 경배할 때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천주교가 찬미의 종교, 하느님께 영광 드리는 종교가 되기를 바란다.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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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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