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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신부의 행복특강] (24) 이 시대 빛과 소금 역할은 환경운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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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가 왜 환경운동을 해야 하는가. 사람들은 간혹 의문을 가진다. 종교(宗敎)는 가르침 중에 최고 높은 가르침이다. 교회는 시대 징표를 읽고 이해하며 이끌어나갈 의무가 있다.

 예전 미국 광부들은 지하 갱도에 내려갈 때 카나리아 새를 어깨에 얹고 내려갔다. 새들이 유황,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 유독가스 냄새를 맡고 쓰러지면 광부들은 위험신호라 여기고 탈출했다. 후각이 예민한 새가 있어야 광부들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 지구라는 공동체에서 카나리아 역할은 우리 교회가 해야 한다. 지구 생명의 신호가 돼야 한다.

 예수님께는 산상설교에서 우리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신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마태 5,13-15).

 세상 사람들이 종교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이유는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세상풍파에 찌들고, 먹고 사는 일에 눈이 어두워 길을 잃게 되더라도 바른길로 인도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2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가 살았다.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기에 출세할 길은 막혀 있었다. 훗날 한국교회에는 유신정권에 맞선 정의구현사제단이 출범한다. 불의에 항거하는 교회의 움직임은 천주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세상은 점점 천주교를 믿고 의지하기 시작했다. 교회가 빛의 역할을 하고 진리를 선포하면 세상은 따라오게 돼 있다. 1970년대 교회가 독재에 맞서는 빛과 소금 역할을 하면서 신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갑자기 늘어난 신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그때부터 천주교에는 성당 짓는 붐이 일어났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공짜로 주신 햇빛ㆍ공기ㆍ물ㆍ땅 등을 돈 주고 쓰기 시작하면 멸망에 가까운 것이다. 환경문제 해법은 도시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200만 명이 도시를 빠져나가면 교통 문제와 도시불균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흙을 밟으며 살 수 없는 도시는 시골에 비해 정신 건강에 유익하지 않은 환경임에 틀림없다. 자연으로 돌아가 살아야 한다.

 42억년 동안 형성된 지구 보호막 성층권 25㎞가 단 100년만에 스프레이 등으로 깨졌다. 남극 공기층이 얇아지고 호주ㆍ뉴질랜드 오존층에는 구멍이 뚫려 피부암ㆍ실명 환자가 속출했다. 양들 역시 생육 장애를 일으켜 죽었다. 죽은 양들의 껍데기는 양모로 쓰고, 살은 영국으로 수출했다. 영국에선 소를 빨리 살찌우기 위해 양고기로 만든 사료를 먹였고, 그로 인해 광우병이 발생했다.

 모든 환경 재앙의 근원은 인간이다. 인간이 저질러놓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나서야 할 때다. 세상이 썩지 않도록 소금이 돼줘야 한다. 성당 짓는 일에 집중할 때가 아니다. 특히 건물을 크게 짓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신적 성전이 필요하다. 교회가 정신이 살아 있으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다. 교회 환경운동은 생명질서를 보존함으로써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것이다.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평화방송 TV 방송시간 : 금요일 오전 8시(본방송), 토요일 저녁 8시(이하 재방송), 일요일 오후 6시, 월요일 오후 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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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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