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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208) 내 손에 염장을 지르지! ①

말 한마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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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자신을 잘 아는 누군가로부터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을 듣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들은 후 그 말이 ‘오기’를 발동하게 만들어, 현재의 긍정적 삶의 원동력이 된 적은 없는지요?

자신의 약점이나 결점을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의 말을 들은 다음, 그 말이 이를 악물고 노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게 된 적은 없는지요?

특히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의 시기에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본의 아니게 놀림을 받거나, 비위 거슬리는 말을 듣게된 후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힘이 되어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 적은 없는지요?

먼저 말씀드리지만, 행여나 누군가에게 ‘오기’를 발동하게 하는 자극적인 말을 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많은 경우 준비없이 내뱉은 그런 말들이 관계를 완전히 망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 상대방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 사람의 성장을 위해 정성을 기울이는 마음으로 ‘오기’를 불러 일으키는 말을 해줄 때, 타인의 변화에 좋은 도움을 줍니다.

가까운 누군가에게 ‘오기’를 발동하게 하려면, 명심할 것이 있습니다. 즉 그 말에 앞서, 타인의 성장 방향을 잘 알아야 하고 진심 어린 마음과 정성이 담겨야 합니다.

평소 잘 아는 선배 신부님이 계십니다. 그 신부님은 자신에 대해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삶이 최선이며 최상의 삶’이라는 말을 자주 하면서, ‘꾸준한 노력의 삶’에 대해 최면을 걸 듯 강조하는 분입니다.

사실 예전에 처음으로 그런 말을 들을 때에는 그 신부님의 좋은 덕목으로 비추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문이 들곤 하였습니다.

‘사람이 언제까지 쉼 없이, 저리 노력하며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뒤집어보면, 지금 현재,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에 만족하지 못하기에 노력을 빙자해서 뭔가 성취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때론 최선을 다한 후 부족해도 하느님 뜻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맡겨드리는 것도 좋은 자족감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그 신부님의 ‘노력하는 삶’을 보고 있으면, 부담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 신부님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에, 마치 취조하듯이 물은 적이 있습니다.

“형님, 형님은 살면서 늘 ‘노력’, ‘노력’을 강조하시는데 혹시 무슨 이유가 있는 거예요? 아니면 지금 형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해 스스로를 달달 볶는 삶을 사는 건 아닌지요?”

그러자 그 신부님은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강 신부, 내가 고백할 것이 하나 있어. 음…, 사실 나는 신학교에 들어갈 때, 내가 사제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신학교 입학 준비를 하던 차에, 어릴 때부터 나를 잘 아는 사촌형으로부터 갑자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야, 네가 신부가 되면 내 손에 염장을 지른다, 염장을 질러!’”

“아니, 사촌형이면 한 가족일 텐데, 가족이 그런 말을 해요? 그 말 들었을 때에 기분은 좀 나빴겠다.”

(다음 호에 계속)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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