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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명예 대신 소통과 복음 위해 노래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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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여기는 이’, ‘170만 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상업적인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가수’, ‘한국 교회의 생활성가 장르 창시자’, ‘5500회가 넘는 인문학 강의와 콘서트를 연 강사’…. 여러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신자들에겐 생활성가 가수로 가장 친숙한 김정식(로제리오, 63)씨다.

김씨는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김씨는 1978년 제2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자작곡 ‘약속’으로 은상을 받고 데뷔했다. 같은 대회 출신인 심수봉ㆍ노사연처럼 유명인사로 화려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그 이력을 상업적 가치로 환원시키거나 개인의 입지를 굳히려 하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공동선’ 증진에 이바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 결과 2000년 시민연대 선정 ‘생활 속의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1996년엔 민주화 실천가족운동 협의회가 주최한 ‘양심수 석방을 위한 시민가요제’에서 ‘열린감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중문화가 왜곡되는 게 상업적인 것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상업적인 게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적으로 상업적이 돼 가는 게 안타깝지요. 저는 지금까지 제 음반을 단 한 장도 공짜로 기자, 피디에게 준 적이 없어요.”

김씨는 생활성가(대중 성가) 장르를 창시했다. 1982년 이해인(클라우디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의 시에 곡을 붙인 ‘김정식 로제 자작송가 모음’ 앨범을 발표하면서다. 대구대교구 구미 신평성당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음반이었다. 군 복무 중 성소(聖召)를 느껴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는 프라도회에 입회해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던 시절에 나온 앨범이다.

한국 교회에는 1980년대 초까지 생활성가가 없었다. 생활성가에 대한 갈증은 신학생들과 수도자들 사이에서 먼저 불거졌다. 간단한 기도 모임이나 피정 때 경건한 가톨릭 성가만을 부르자니 분위기가 어색했고, 그렇다고 대중가요를 부를 수는 없었다. 그의 노래들은 입소문을 타고 신학교와 수도회를 중심으로 널리 퍼졌다.

1955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김씨는 중1 때 학교에서 피아노를 처음 봤다. 그전까진 한 번도 악기를 접한 적이 없었다. 이 시절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그에게 문화적인 충격으로 다가왔다. 눈을 감아도 ‘도레미 송’이 떠올랐다. 그는 학교에서 피아노를 독학했다. 음악에 재능이 있었다.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학창시절에 이르기까지 4ㆍ19 혁명과 5ㆍ16 군사정변, 유신으로 인한 사회적 통제와 강압적인 정치,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고통과 슬픔 등을 몸소 겪은 세대다.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희소병에 시달렸다. 그래서 고통과 기쁨은 그에게 평생 화두였고, 이는 그에게 ‘내면의 갈망’을 고민하게 했다.

독서를 무척 좋아한 김씨는 13살 때 헤르만 헤세의 시 ‘흰 구름’을 읽고 기쁨과 슬픔은 교차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시는 그의 마음속 체증을 내려가게 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읽은 ‘사하라의 은자’ 샤를 드 푸코의 전기와 가톨릭 신자인 낙도(落島) 교사의 사명과 순직을 다룬 「슬픔은 바다에 별을 심고」라는 책은 큰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김씨는 오는 3월 3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성분도 은혜의 뜰에서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봄 길~~ 제비꽃이 핀 언덕에’를 주제로 열리는 콘서트다. 40년간 노래해 온 김씨를 위해 팬들이 올해를 그냥 보내기가 아쉽다며 만들어준 자리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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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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