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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저는 꿈을 이뤘어요”

오경옥 수녀(안동교구 상지여중·고 교장,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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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꿈이 참 많았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선생님’이라는 꿈으로 굳어졌다. 운이 좋았는지 지금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적인 일을 좋아했던 것 같다. 어느 분야든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을 연습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이 법칙 내용처럼 나는 학창 시절에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일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했다.

동네 아이들을 업어 주는 일도 열심히 했고, 중학교 때 선생님이 자수로 방석을 만드는 일을 해줄 사람을 찾으실 때는 친구들과 서로 “내가 꼭 하겠다”고 하다가 다툰 기억도 있다. 학교에서 두발 검사할 때면 친구들 목에 보자기를 감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것도 내 몫이었다. 정말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열심히 했다.

얼마 전 출근을 하다가 문득 ‘나는 꿈을 이루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 기뻤고 미소가 지어졌다. 교사로 첫 출근을 하던 날도 정말 기뻤지만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

기쁜 마음으로 출근하다가 한 선생님을 만났다. 환하게 웃으며 “선생님! 저는 꿈을 이뤘어요”라고 이야기를 건넸다. 선생님은 “수녀님 꿈은 뭐였죠?”라고 물었다. “학교 안에 내가 살 집이 있었으면 했는데 지금 학교 안의 집에서 살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꿈을 이룬 거죠”라고 하자 선생님은 “수녀님은 꿈이 참 소박하시네요” 하며 웃었다.

지금 생활하고 있는 수녀원은 학교 울타리 안에 있다.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자신이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면 일이 일로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 “무엇이든 즐기면서 할 때 몰입할 수 있고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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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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