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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영이 엄마

오숙경 유스티나(고창 다솜의 집, 성마리아재속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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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온 영이 엄마는 한국어 방문 교사를 할 때 처음 만났습니다. 영이 엄마는 임신 중이었는데도 공부를 열심히 했고, 공부가 끝나면 집 밖까지 나와 손을 모으고 90도로 인사하고, 언제나 존댓말을 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해 성탄절에 영이가 태어났고, 둘째 윤이도 태어나 지금까지 인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이 엄마는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이 방문할 때마다 통역해주고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한국 생활이 익숙해지고, 경제적으로 안정되면서 서로를 비교하고 갈등이 시작되었어요.

다문화 가정을 만나면서 목표는 이들 스스로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서로 싸우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젠 한국 생활이 편안해진 건가 보다’라고 위안하면서도 파출소에 신고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3년 전부터 일곱 가정의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이 한국말과 문화가 서툴러서 아이들이 크면 엄마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봐왔거든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추억을 많이 만들어 엄마와 아이들이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언어 치료 선생님의 도움으로 엄마와 아기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또 필리핀 엄마의 도움으로 영어 노래와 율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 돌이 지나도록 말도 못하고 웃지도 않고, 엄마와 눈 맞춤도 안 하던 아이가 놀이 후 엄마를 따라다니며 까르륵대던 모습은 잊지 못할 기억입니다.

새해에는 영이가 초등학생이 됩니다. 그리고 올해 새로 생긴 중학교 통신 과정에 도전해보도록 영이 엄마를 격려하고 있고요. 이제 20대인 젊은 엄마들이 공부하고 좀 더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자신과 가족이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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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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