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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성인] 7월 12일 : 성 요한 구알베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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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2일 : 성 요한 구알베르토(St. John Gualbert)

985?~1073년 이탈리아 출생 및 선종 사제 수도원장.

성인이 활동하던 시기는 가톨릭 교회의 암흑기였습니다. 사제들이 혼인하거나 사제직을 돈으로 사고파는 일이 버젓이 이뤄졌던 때입니다. 성인은 이처럼 혼탁한 시기에 교회 개혁에 앞장섰던 분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처음부터 교회 개혁에 나섰던 것은 아닙니다. 부잣집 아들이었던 성인은 종교에 전혀 관심 없는 청년이었습니다. 여자들과 놀기를 좋아하며 방탕한 생활을 즐겼습니다. 그러던 성인이 ‘바오로의 회심’처럼 180도 달라진 건 친형이 살해당한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성인은 살인범을 찾는 데 혈안이 됐습니다. 복수의 화신이 된 성인을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인은 마을에서 살인범과 딱 마주쳤습니다. 성인은 앞뒤 가릴 것도 없이 즉시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도망갈 줄 알았던 살인범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성인에게 용서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게다가 두 팔을 옆으로 뻗어 십자가 모습을 한 채 예수님의 이름으로 자비를 청한다고 애원했습니다. 성인은 그 순간 살인범에게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환영을 봤습니다. 성인은 살인범을 용서했고 그 뒤로 집을 떠나 수도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성인은 여러 곳의 수도원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자신이 원하던 수도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곳은 돈으로 수도원장 자리를 산 사람이 수도원을 이끌고 있었고 어떤 곳은 수도자들이 기도 생활보다는 재산을 부풀리는 데만 관심을 보였습니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부패와 타락에 환멸을 느낀 성인은 교회를 어지럽히는 이들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주교 자리를 돈으로 산 피렌체의 한 주교를 공개적으로 비난해 그를 물러나게 했습니다.

성인은 이처럼 교회 안팎으로 교회 쇄신과 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한편으론 사막의 은수자들처럼 오로지 기도와 묵상 고행이 전부인 수도생활을 꿈꿨습니다. 베네딕토 「수도 규칙」을 따르는 엄격한 수도생활을 지향했던 성인은 자신을 따르던 이들과 함께 발롬브로사 지역에 수도 공동체를 설립했습니다. 성인은 봉쇄구역에서 은수생활을 하는 수도회원과 세상에 나가 가난한 이들을 돕고 하느님 말씀을 직접적으로 전하는 수도회원으로 나눠 수도자들을 양성했습니다. 교회 개혁을 이루기 위해선 실천과 기도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이끄는 공동체는 곧 다른 수도원들의 모범이 됐습니다.

성인은 1193년 첼레스티노 3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습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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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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