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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질문하고 ‘내’가 답하며 진리 향해 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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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구스티누스 - 독백




아우구스티누스 - 독백

분도출판사 / 성염 역주 / 2만 6000원




아우구스티누스 : 하느님이 보우(保佑)하시리라 믿기로 하자.

이성 : 당연히 믿기로 하자. 믿는다는 이 일이 우리 능력에 달렸다면 하는 말이지만.

아우구스티누스 : 바로 그분이 우리 능력이시다.

이성 : 그러면 기도를 드려라. 그대가 할 수 있는 만큼 아주 짧고 아주 완벽하게.



▲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는 끊임없이 자신의 이성과 대화했다. 이는 후대 철학자들에겐 아주 흔한 사유의 방법이 됐지만, 철학자들의 위대한 철학자였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이성과의 대화를 아예 글로 남겼다.

그가 이성과 대화한 이유는 세 가지다. ‘하느님과 인간(영혼)’을 알고 싶어서. 그리고 지혜를 포착하는 길이 무엇인지, 인간 영혼이 과연 불사불멸한 것인지 스스로 터득해내고 싶어서다.

「독백(Soliloquia)」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진리의 존재를 발견하고, 그것을 확신하고자 감행한 자아(Ego)와 이성의 대화록이다.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낸 성염(요한 보스코) 박사가 번역한 이 책은 분도출판사가 펴내고 있는 교부문헌 총서의 26번째 도서다.

인간 이성은 쉽게 우왕좌왕하기 일쑤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이성과 지성 자체를 관찰자로 삼고, 자아의 대화 상대로 여겼다. 분명 ‘내’가 질문하고, ‘내’(이성)가 화답하는 형식이지만, 둘의 소통은 진리에 이르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어쩌면 무모하고 허망하게 끝나버릴 수 있는 이 대화는 어떻게든 하느님의 존재와 절대 진리에 참여하려는 영혼의 노력을 온몸으로 깨닫고자 하는 희망이기도 하다. 한때 마니교를 전전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리스도교 입교를 결심한 뒤 ‘하느님과 영혼’을 자신의 철학 탐구의 절대 명제로 삼고 깊이 사유한다.

「독백」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모든 사색은 ‘하느님 인식’과 ‘인간 이해’라는 두 가지에 온전히 집중된다. 이성이 “하느님은 우리를 곤경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믿음을 갖고 그분께 열심히 청원드리자”고 말하자 아우구스티누스는 다시 기도문 외기에 돌입하기도 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려에 빠지기도 한다. “현세에서 획득한 진리와 사물을 망각한 채 살아남는다면, 그런 영생(永生)이란 도대체 어떤 삶일까?”

이성은 답한다. 진리는 외치고 있고 그 안에 자기가 거처하고 있다고. 자기는 불사불멸하다고. 자기가 거처하는 처소는 신체의 그 어느 죽음에 의해서도 박탈되지 않는다고.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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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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