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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신앙인에게 어떤 존재인가

앙리 드 뤼박 추기경 생전 남긴 저서로 신앙의 수수께끼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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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리 드 뤼박.

▲ 앙리 드 뤼박 -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앙리 드 뤼박 -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 지음 / 박성희 옮김 / 빅벨 / 1만 원




20세기 위대한 프랑스 신학자 앙리 드 뤼박(1896~1991) 추기경은 “‘교회 사람(vir ecclesiasticus)’은 가톨릭 연대를 자기 안에 기르고, 형제들 안에서 그 연대를 키우는 사람”이라고 했다. 교회 사람인 신앙인은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는 사람’이다.

주한 교황대사 대리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이 앙리 드 뤼박 추기경이 남긴 방대한 ‘교회론’을 집대성한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펴냈다. 스프리치 몬시뇰은 생전 1만 쪽이 넘는 저서를 남긴 드 뤼박의 신학적 고찰을 빌려 ‘신앙의 수수께끼’를 풀어냈다. 책에는 △신앙의 공동체적 특성 △신비체인 교회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 △직무 사제직의 의미 등 그리스도인이 알아야 할 다양한 신앙 주제를 담았다. 교회를 향한 드 뤼박의 통찰은 올해 ‘평신도 희년’을 맞아 그리스도인 사명과 교회 정체성을 되새기는 데에 꼭 맞는다.

“신앙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드 뤼박은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들이고, 인격적 존재이신 주님에 대한 개인적 동의를 믿음의 시작으로 봤다. 이 믿음은 주저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온전히 내어맡기겠다는 결심을 통해 굳건한 믿음으로 이어진다.

하느님의 모든 자녀에게는 ‘일치의 인호’가 새겨진다. 이로써 모든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교회 일부가 된다. 교회는 우리를 영원히 그 품 안에서 교회의 이름으로 말하도록 허락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저는 하느님을 믿나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언제나 교회가 말하는 것이다. 이에 드 뤼박은 그리스도인의 모든 영성생활은 교회 생활에 대한 참여라고 일컬으며, 교회의 생명과 세례받은 이의 생명 사이에 일어나는 ‘영적 삼투작용’은 ‘개인이 곧 교회가 됨’을 의미한다고 봤다. 드 뤼박이 ‘개인의 신앙’은 곧 ‘교회의 신앙’이라고 한 이유다.

“교회의 신비는 사변 신학의 단순한 대상이 아닙니다. 신비는 신자들이 이를 분명히 이해하기 전이라도 ‘직관적 경험’으로 알도록 실천되어야 합니다.”

교회 사람은 ‘신비 감각’을 지닌 존재다. 신비는 머리로 이해할 수 있거나, 깊이를 헤아릴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하느님의 현존으로 충만해지는 신비의 작용은 오직 믿는 영혼의 순수한 체험에서 드러나는 사실이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한 몸이 된 우리 지체들은 그분의 살로 길러지는 생명체다. 한 몸에서 일어나는 현존의 인식을 어찌 모두 이해한다고 할 수 있으랴. 우리는 그분의 살로 길러지는 존재다. 우리는 성사라는 표징들을 통해 신비를 경험하고, 신비적 존재로 나아간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성사이시라면, 교회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성사입니다.” 교회의 임무는 막중하다. 드 뤼박은 “세상이 교회를 잃어버리면, 구원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교회는 ‘하느님 교육’을 수행하는 스승이다.

드 뤼박은 사제직에 대한 고찰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직무 사제직은 겸손하고 전적인 봉사의 자격이다. 사제직은 더 드높은 품위를 갖거나 일종의 ‘최상의 세례’가 아니다. 하느님께는 어떠한 차별도 없으시기에 우리는 모두 동일하게 ‘형제애’에 동참한다”고 전했다. 물론 그는 성사를 통해 세상을 거룩하게 하는 특별한 임무를 끊임없이 강조했다.

드 뤼박은 “교회는 인간 전체를 향하는, 인간에 대한 전문가”라고 했다. 교회는 성령의 힘, 보편성의 힘으로 인간 사회를 일치 속에 자라나게 한다. 드 뤼박이 전한 교회의 신비는 오늘날에도 깊은 신앙 이념으로 꾸준히 우리 안에 자라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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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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