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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믿음 성찰로 무르익는 신앙, 깊어가는 가을

기도의 여정·믿음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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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은 신앙의 교사(敎師)다. 독서의 계절에 맞춰 사제들이 펴낸 ‘기도’와 ‘믿음’에 관한 정확하고도 세심한 고찰을 익히고 신앙의 깊이를 더해보자.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 기도의 여정



기도의 여정 / 남승택 신부 지음 / 생활성서사 / 1만 원


우리는 기도를 잊어버렸다. 바쁜 일상 탓이기도 하고, 내킬 때에만 간절해지는 습관 때문에 ‘진짜 기도’를 잘 모르게 됐다.

신앙인은 ‘기도하는 사람’이다. 저자 남승택(제주교구 중앙주교좌본당 주임) 신부는 기도란 하느님이 나를 초대하는 손짓이라고 일러준다. 기도는 기쁨과 희망으로 감싸주시려는 특별한 초대다.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기도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기도하는 첫걸음이다.

그런데 저자는 기도의 주체가 하느님이시라고 사고를 전환시킨다. ‘성호를 긋고 기도하는 것은 나인데….’ 이유는 기도를 계속하다 보면 느낄 수 있다. ‘하느님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착각에 드문드문 기도했던 이들도 기도하는 시간을 쌓아가다 보면 결국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구나’, ‘하느님께서 그때 이런 이유로 그렇게 하셨구나’를 깨닫게 된다. 기도는 우리 삶의 주인은 곧 하느님이심을 깨닫는 과정이다. 하물며 예수님조차도 자신의 영광이 아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기도로 아버지 하느님과 대화하지 않았던가. 우리 기도의 초점은 ‘하느님의 영광’에 맞춰져야 한다.

성 베네딕도 수도회는 ‘아무것도 하느님의 일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을 ‘하느님의 의향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했다. 기도가 내 소망을 채우는 도구가 아니라, 내 삶을 주님께 봉헌하는 성령의 도구가 돼야 하는 이유다. 우리 삶을 은총으로 바꿀 수 있는 사제의 ‘기도생활 비법’으로 기도생활에 변화를 꾀해보자.




▲ 믿음의 기술



믿음의 기술 / 박도식 신부 지음 / 가톨릭출판사 / 9000원

나는 왜 인간으로 태어났을까? 누가 이 세상에 나를 던졌을까? 우리는 왜 성당에 다닐까?

선뜻 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물음이다. 저자는 본당에서 사목하던 시절 입교하려는 신자들에게 물었다. “왜 세례를 받으려고 하시나요?” 답은 제각각이었다.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요즘 제가 허리가 아파서요”, “신부님,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데이. 그냥 주기만 하이소” 등등.

신앙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우리는 주일마다 미사에서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하고 고백한다. 그런데 대체 하느님은 어떤 분이기에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가.

저자는 하느님을 ‘생명공장 사장님’이라고 칭한다. 하느님만이 유일하게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다. 우리는 말씀을 ‘천국행 이정표’로 삼고 하느님을 믿고 따르면 된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믿음’을 지키려면 돈과 권력, 그리고 우리 주변을 맴도는 마귀들의 힘을 잘 이겨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세상 잣대에 우리 존재 물음을 맡기고 있다.

하늘나라 아버지가 우리를 맞을 때 “세상에서 얼마나 권력을 갖고 출세했느냐?”, “얼마나 인기를 얻었느냐”를 물으실까. 이에 저자는 “하느님의 물음은 하나뿐이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너는 세상에서 공로를 얼마나 쌓았느냐?”

책은 생전 수많은 명저를 펴내고 2003년 선종한 저자가 하늘나라에서 부친 강론집처럼 다가온다. 철학적인 물음에 믿음의 의미를 덧붙여 알기 쉽게 풀어낸 문체가 잔잔한 경종을 울린다. ‘생명공장 사장님’을 만날 천국행 티켓은 결국 ‘나의 믿음’과 ‘공로’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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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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