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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살뜰히 챙기는 신부님 별명은 ‘엄마’

평창 동계패럴림픽, 장애인 선수 사목 초석 놓아… “교구와 본당이 지역 선수 사목 적극 나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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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국가대표 정소피아 선수와 함께 한 임의준 신부. 임의준 신부 제공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사목은 이제 초석을 놓은 셈입니다.”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한창이던 14일 만난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 임의준 신부는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사목에 이어 이제는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사목이 확장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애인 체육에 대한 저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의 사목 대상은 국가대표 선수들 그중에서도 올림픽 선수 위주였지요. 장애인 선수들을 만날 기회가 적었던 점도 있지만, 장애인 선수들에게 올림픽 이전부터 관심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파견인 임 신부는 선수들에게 사제이자 엄마 같은 존재다. 4년간 준비해온 경기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선수들을 위해 안수를 해주며 기도해주고, 부상당한 선수에겐 병자성사를, 경쟁으로 심란해하는 선수들에겐 고해성사도 줬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상심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는 역할도 맡았다. 선수들을 위해선 과자와 치킨 배달도 마다치 않았다.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삼 남매 국가대표 박승주(마리아)ㆍ박승희(리디아)ㆍ박세영(이냐시오) 선수가 지어준 별명이 ‘엄마’예요. 신자 선수들끼리 부르는 이 별명이 참 듣기 좋습니다. 전엔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미사를 봉헌하고 피정을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올림픽 현장에서 사목하게 됐습니다.”

임 신부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승희(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의 요청으로 한국 교회 최초로 올림픽에 파견됐다. 이후 같은 해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스페인 그라나다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에도 파견됐다. 임 신부는 이번 올림픽에서 김아랑(헬레나) 선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쇼트트랙 1500m 여자 결승에서 4등을 한 김 선수가 금메달을 딴 최민정 선수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축하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신자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본보기여서다. 김 선수의 이 모습은 온 국민의 감동을 자아냈다.

“선수들을 통해서 각자 하고 싶은 것에 투신했을 때 나타나는 용기와 결단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이들이 부족해 보이고 나약해 보인다지만, 우리 선수들처럼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뭔가에 투신하며 노력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주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도 필요해 보입니다.”

임 신부는 이번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교황청 문화평의회 부의장 멜초르 산체스 몬시뇰을 비롯해 오스트리아와 독일, 폴란드, 체코, 이탈리아 등지에서 온 주교와 사제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는 “이탈리아는 사제 1명이 아예 선수단 영성지도자(코치) 자격으로 선수들과 동행했고, 요하네스 폴 샤반 신부를 파견한 오스트리아는 이미 30여 년 전부터 스포츠 사목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제대회 때 선수들을 위해 사제를 파견하는 지역 교회가 서로 연계할 수 있도록 교황청 문화평의회와 같은 교황청 기구가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을 좀 더 이해하고자 올해 한국체대 글로벌 스포츠 리더 과정(석사)에 입학한 임 신부는 “선수의 인권과 심리상담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공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각 교구나 본당이 지역 선수들의 사목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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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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