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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선교 중인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신부, 에세이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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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걸어가지 않는 길, 모두 멈추어 서 버린 그 길을 한 걸음 또 한 걸음 쉬지 않고 걸어가야만 하는 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입니다.”

오랜만에 짧은 휴가로 잠시 한국에 머물렀던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신부. 최근 펴낸 에세이집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가톨릭출판사/280쪽/1만2000원)의 머리말에서 그렇게 말했다. 아직 길은 멀지만, 최 신부는 끝까지 걸을 작정이다.

최강 신부는 멕시코 남부 캄페체 시에서 선교사제로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미사가 봉헌됐던 성 프란치스코 본당에서 사목했고, 현재는 온통 가난한 사람들뿐인 콘코르디아 본당 주임이다.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은 터라, 신학교에서 교회법을 가르치고 교구 법원에서도 일을 해야 해서 항상 빠듯한 일상을 보낸다.
이미 몇 권의 에세이집을 통해 신앙과 선교사로서의 삶에 대해 담백한 문체로 풀어냈던 그는, 이번 책을 통해서는 ‘고독과 결핍의 길에서 희망을 만났다’고 말한다.

“어부였던 제자들은 소중한 그물을 버리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믿음으로 고독한 길을 떠납니다. 주님을 따르는 그 길은 결핍의 길이었습니다. 더 사랑하기 위해서 더 홀로 있고, 더 가지기 위해서 더 버려야만 하는, 사랑과 존재에 대한 이 역설의 길을 떠나는 것이 인생입니다.”

선교사의 삶은 사실 고되다. 많은 어려움을 넘고 극복해야 하는 고단한 삶이다. 그래서 굳건한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 신부는 의지만으로는 부족하고, 참된 기쁨과 행복을 느낄 때에야 비로소 선교사의 삶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람인데, 의지가 굳어야 얼마나 굳겠습니까? 행복하고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 글쎄요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기쁨과 행복의 원천인 사랑, 감사, 은혜, 연민과 공감 등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소소한 일상들을 전한다. 바쁜 사목활동 중에도 빠뜨리지 않는 길거리 미사와 병자 방문, 매일 고해소를 닦는 엘다 할머니와 성당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는 움베르토씨를 사랑하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이야기들이다.

또 인간적인 나약함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하느님께 의탁할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드러낸다.

술에 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동네라 남들 몰래 포도주를 사러가다 들킨 일화도 있다. 성당에 도둑이 자주 들어 종지기 훌리앙씨를 해고해야 하는 상황, 최 신부는 그 안타까운 마음을 가리거나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나눈 이야기도 담았다. 그런 열린 마음은 사람에게서 항상 희망을 보기 때문에 드러난다.

이번 에세이집을 그는 특별히 세월호 참사를 가슴 아파하면서 엮었다. 참사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유가족과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묵상글들을 적었던 그는 이 책의 인세를 전액 유족들을 위해 지원할 예정이다. 이미 선교회로부터 허락도 받았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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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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