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곧 성소와 같습니다. 모든 생명이 자라나는 곳이 바로 가정입니다.”

그간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쌓아온 각종 글을 모아 엮은 「가정이 행복입니다」 발간을 맞아 만난 송영오 신부(안식년)는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약 20년간 ‘가정사목’에 투신하며 사제 생활을 이어왔다.

“사람은 가정에서 성장해 또 다른 가정을 만듭니다. 모가 자라 볍씨가 되기 위해 모내기를 하는 것처럼, 역시 그와 같지요. 가정부터 기도하는 현장이 돼야 합니다.”

가정에 대한 지대한 관심 하나로 걸어온 송 신부의 삶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가정이 행복입니다」는 가정이 왜 ‘행복’인가에 대해 깊이 있게 다가선다. 가정과 가족, 그리고 혼인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혹자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제가 가정에 대해 구체적인 이해가 가능한가에 대해 의문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송 신부의 삶을 따라가면 신자들의 가정과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책 한쪽에 쓰여 있는 대로 그의 ‘가정 이야기’를 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 역시 한 가족 안에서 호흡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책은 송 신부의 부모님과 형, 그리고 조카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담겼다.

이른 나이에 가족들을 두고 병환으로 주님 곁으로 간 형의 이야기 그리고 남겨진 조카를 사랑으로 보살펴 온 그의 삶은 누구보다도 ‘가정’에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송 신부는 “책을 통해 사제도 가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가정에 늘 관심을 가지며, 신자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사랑하는 것이 사제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부 간의 갈등 해결방법과 함께 결혼을 포기하고 가정을 이루기를 마다하는 풍조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그동안은 갈등을 완전히 없애고 화해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갈등도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처가 생기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것이지요.”

송 신부는 “마리아와 요셉을 생각하며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성가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통을 없애기보다 그것을 이겨내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들과 비교하기를 멈추고, 자신이 가진 행복이 무엇인지 살피길 당부했다.

「가정이 행복입니다」는 제1부 ‘가족’, 제2부 ‘송영오 신부의 가정이야기’, 제3부 ‘사랑의 둥지 행복의 열쇠’ 등으로 구성됐다. 표지부터 제목, 그리고 글 구성까지도 송 신부가 고심하며 내놓은 결과물이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안젤로 생명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한 사제가 오랜 시간 아껴온 가정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구입문의 031-457-6220 가톨릭교육문화회관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