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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종교」


문학과 종교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문학과 종교는 각각 경험적이고 선험적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자기성찰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상통한다. 독일의 신학자 한스 퀑과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인 발터 옌스는 이 둘의 관계에 대해 "모호성, 양면성, 불화스러운 일치, 상호 조명, 변증법이 하늘과 땅 사이에 뻗어 있는 터인즉, 긴장스럽고도 두려운 관계"라고 정의한다.

'불화스러운 일치'라는 말 속에는 '비록 불편할 수도 있는 관계이지만, 서로를 알지 못한다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은 문학과 종교의 관계를 탐구하고자 강론을 펼쳤고 그 열여섯 편의 기록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문학과 종교」는 파스칼의 「팡세」에서 그리피우스의 「시」, 레싱의 「현자 나탄」, 횔덜린의 「찬가」, 노발리스의 「기독교와 유럽」, 키르케고르의 「기독교 훈련」,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카프카의 「성」까지 여덟 편의 작품을 중심으로 문학과 종교, 그리고 근대가 맺고 있는 관계를 소개한다.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프란츠 카프카의 「성」에 대한 두 사람의 해석도 흥미롭다. 카프카의 후기작인 「성」은 한 마을에 있는 성에 들어가고 싶지만 결국은 성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지 못한 K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한스 퀑은 K가 성에 도착해 받아들여지리라는 희망, 즉 초월성을 되찾으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의 뒤에는 하느님의 은총을 얻으려는 카프카의 노력과 투쟁이 숨어있다"고 밝힌다. 발터 옌스는 카프카의 삶에서 종교와의 연관성을 찾는다. 그는 인간의 한계와 무력함을 글을 통해 고백해 온 카프카의 글쓰기 형식을 빌려 그가 종교적 인간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렇듯 책은 중세와 근대의 패러다임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던 파스칼로부터 근대의 와해 속에서 등장해 "인간이 신 없이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암흑의 세계를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찾아내려 했던 카프카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상징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짚어가며 근대가 겪어온 다양한 얼굴들을 소개한다.

때로는 신학자인 한스 큉이 신학에 더 비판적인 논리를 펼치기도 하고 문학평론가인 발터 옌스가 더 종교적인 태도를 드러내며 문학과 종교의 연결고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문학과 종교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두 저자가 열여섯 편의 강론을 통해 강조하는 것은 "참다운 종교, 위대한 문학은 결코 다른 자리가 아니라 같은 자리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문학과 종교에 관해 새로 생각해 보기를 요청하며, 동시에 문필가들과 신학자들에게 비뚤어지지 않은 눈을 뜨고서 서로 배우기를 권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9.03.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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