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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창작곡 ‘아! 서소문’ 초연한 작곡가 이상철 신부

웅장하게, 때론 애절한 선율로 탄생한 서소문성지
국악기 중심 고유 노래로 순교자 영성 메시지 알려
차기작 주제는 ‘김대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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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존재를 하느님께 봉헌했던 순교자들의 열정적 삶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심했다는 이상철 신부는 신작 ‘아! 서소문’을 통해 순교자들의 영성을 부활시켰다.

천주님을 향한 순교자들의 열정이 현대 신앙인의 가슴을 울리는 ‘음악’이 됐다. 때로는 구슬프고 애절하게, 때로는 웅장한 선율로 표현된 그들의 삶은 30분간의 짧은 드라마로 완성됐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새 성당 봉헌식 기념음악회에서 세상에 첫선을 보인 ‘아! 서소문(西小門)’은 순교자들의 정신을 부활시키기에 충분했다.

‘아! 서소문’의 작곡자 이성철 신부(교회음악대학원 교학부장·서울 마장동본당 주임)는 “‘순교자들이 온 존재를 내걸고 지켰던 믿음의 기쁨과 열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몇 날 며칠을 불멸의 밤으로 보냈다”고 고백했다.

이 한 마디에 두 달 동안의 작업이 절대 쉽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고민의 흔적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국악기를 중심 선율로 한 것은 물론 서양음악의 도식화된 화음에서 벗어나 국악 고유의 화음을 선율로 엮었다. 또한 한국교회 최대 순교지 서소문성지에서 죽음에 이른 수많은 성인과 하느님의 종들이 후세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옴니버스 형식을 택했다. 그 중에서도 정약종의 ‘주교요지’, 이승훈의 ‘월락재천수상지진’(月落在天水上池盡), 강완숙의 삶은 주요한 테마가 됐다.

그의 작품은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웅장한 선율에서는 파이프오르간과 피아노, 신시사이저(synthesizer)를 활용해 음악의 묘미를 더했다. 가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미국 가톨릭대에서 음악 박사를 취득한 이 신부는 신학대 재학 시절 사물놀이패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문화의 매력을 체험했다. 이후 직접 무당굿을 찾아다니고 해금 레슨을 받으며 틈틈이 우리네 문화를 공부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2004년 귀국 후에는 창작무용극 ‘강완숙 골롬바’의 음악을 비롯해 다수의 한국적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그다.

이번 작품은 교회음악대학원 새 성당 봉헌을 기념하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서울대교구는 지난해 9월 성지순례길을 선포하면서 순교영성을 되새기려는 기반을 다졌지만 정작 각 성지만의 의미를 알릴 문화 콘텐츠는 아직 미비한 상태였다. 한 곳의 성지를 주제로 그 안에 담긴 여러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해낸 ‘아! 서소문’은 교회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작품이다.

이 신부는 “교회음악대학원이 서소문 인근에 있고, 문화적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신 교구장님의 말씀에 따라 작곡하게 됐다”며 “바라건대 각 성지와 그곳에서 순교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이번과 같이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벌써 다음 작품의 소재도 찾았다. 한국인 첫 번째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가 옥중에서 쓴 서한으로 모노 오라토리오를 만들 계획이다. 이 신부의 바람은 하나뿐이었다.

“우리들의 신앙선조인 순교자들의 열정적인 삶과 신앙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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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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