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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58) 다크 워터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의 독성 폐기물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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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다크 워터스’ 포스터.

▲ 손옥경 수녀(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에 나오는 시골 길, 푸른 리지 산맥과 셰넌도오 강으로 인해 웨스트 버지니아는 평화롭고 푸른빛의 목가적인 풍경이 연상된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 ‘롭 빌럿’(마크 러팔로)에게 웨스트 버지니아에 사는 두 명의 농부가 찾아온다. 할머니의 지인으로 어린 시절 롭도 찾아갔던 아름다운 농장의 주인이다. 농장의 젖소 190마리가 미쳐서 죽어가고, 마을 사람들은 메스꺼움과 고열에 시달리며, 젖소도 아기도 기형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대단히 슬픈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변호사들은 감히 그 일에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세계 최대의 화학 기업 듀폰이 이 도시에 기업을 세운 후부터 일어난 일들이다. 항의를 해보았지만, 그들이 내놓은 검사 결과는 언제나 ‘아주 무해하다’는 결론이었다.

롭은 상황적으로 피하고 싶었지만 결국 이 사건을 맡게 된다. 처음부터 싸움은 쉽지 않았다. 듀폰사의 제품인 데프론 코팅프라이팬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고, 콘택트렌즈, 유아 매트, 고풍스러운 양탄자까지 이들의 제품은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롭은 가득 쌓인 서류들 속에서 ‘PFOA’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이 독성 물체임을 알게 된다. 폐해를 입은 3500명의 자료가 준비되어 소송하였지만, 기업 측은 물론이고 연구단체 역시 쉽게 답을 내지 않았다.

사람들은 점차 죽어가고 개중에는 롭에게로 원망을 돌리는 이도 생겨났다. 그에겐 죽음의 공포와 경제적인 난까지 엄습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남편을 믿고 함께 견디어내는 부인이 있고, 자금난으로 다그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밀어주는 상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 견딤 덕분일까, 연구소로부터 PFOA가 엄청난 폐해를 입히는 독성물질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장장 20년 싸움에 종지부가 찍힌다.

인류의 99를 독성 물질 중독에 빠뜨린 미국 최고 화학 기업 듀폰의 독성 유출 사건은 2016년 뉴욕 타임스지에 실리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 실화를 영화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펼치지만, 집중력과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다.

보기 좋고 편리함만을 좇아가는 사람들의 기호를 따라가야 살 수 있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지만 기본적인 도덕성이 사라지면 서로에겐 죽음이다. 이것을 신념과 사랑으로 지켜내는 몇몇 사람들 덕분에 세상은 살만한가 보다.

어린 시절, 집에 돌아오면 쓱쓱 반죽해서 부침도 하고 호떡도 만들었다. 언젠가 테프론 코팅프라이팬을 사용하게 되면서 눌어붙지 않음에 얼마나 좋아했던지…. 생각하니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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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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