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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주시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 세례

[저는 믿나이다] (55) 죄를 씻는 유일한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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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 전체는 세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조토 디 본도네, ‘그리스도의 세례’, 프레스코화, 1303~1305년, 이탈리아 파도바 스크로베니 경당.


“죄를 씻는 유일한 세례를 믿나이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중 세례에 관한 신앙 고백 내용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사람들 앞에서 세례 신앙을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 전체가 세례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례는 모든 죄를 정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 신자를 ‘새사람’이 되게 하며,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고, 그리스도의 지체,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 성령의 성전이 되게 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266)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세례 때 “저는 믿나이다”라며 교회의 신앙을 드러내놓고 첫 고백을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마태 28,19) 베풀어지는 세례는 가톨릭 신앙이 삼위일체 하느님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기초이며, 성령 안에 사는 삶으로 들어가는 입문 성사입니다. 이런 이유로 세례를 ‘신앙의 성사’라고 합니다. 이 신앙은 ‘가톨릭교회의 신앙’입니다. 전능하신 창조주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신앙, 주님이시며 구세주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거룩한 교회 안에 계신 성령에 대한 신앙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완전한 사랑의 신앙입니다. 그래서 세례식 때 주례자가 예비 신자에게 “하느님의 교회에 무엇을 청합니까?”라고 물을 때 세례받을 당사자와 그 대부모는 “신앙을 청합니다”고 답합니다. 교회는 ‘신앙의 전달자’입니다.

예수님도 요르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공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또 부활하신 후에는 사도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하고 복음 선포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고백합니다. “세례를 받으실 때 예수님께서는 ‘고난받는 종’이라는 당신의 사명을 수락하시고 그 사명을 수행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셨으며, 이미 그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으로, 피 흘리는 죽음의 ‘세례’를 미리 받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모든 의로움을 이루시기’(마태 3,15) 위하여 오신다. 곧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따르신다. 몸소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하여 사랑으로 죽음의 세례를 받아들이신다. 이러한 수락에 성부의 목소리가 당신 아들이 마음에 든다고 응답한다. 예수님께서 잉태 때부터 충만하게 지니셨던 그 성령께서 내려와 그분 위에 ‘머무르신다’. 예수님께서는 온 인류를 위한 성령의 원천이 되실 것이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아담의 죄로 닫혔던 ‘하늘이 열리고’(마태 3,16), 예수님과 성령께서 내려오시어, 물이 거룩하게 되었다. 이는 새로운 창조의 서막이다.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통해서, 당신 세례 안에서 죽음과 부활을 미리 겪으시는 예수님과 성사적으로 비슷하게 된다. 그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속죄하는 신비 안으로 들어가야 하며, 예수님과 함께 물에 잠겼다가 그분과 함께 다시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 성자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하는 자녀가 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로마 6,4)”(「가톨릭교회 교리서」 536-537)

이처럼 세례는 물과 말씀으로 죄를 씻고 ‘그리스도인’이라는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성사입니다. 세례를 통해 모든 죄, 곧 원죄와 본죄 그리고 모든 죄벌까지도 용서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례를 받았다고 해도 고통, 질병, 죽음 등 죄의 현세적 결과와 죄로 기우는 경향만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좌절하거나 슬퍼하거나 죄에 굴복할 이유가 없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세례받은 이에게 거룩하게 되는 은총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이 ‘성화 은총’은 믿음·희망·사랑의 향주덕을 통해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 바라고,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합니다. 아울러 성화 은총은 성령의 은혜를 통해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고 행동할 수 있게 하며, 윤리덕을 통해 선이 성장하도록 해줍니다.

그래서 나지안주스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는 세례를 다음과 같이 예찬합니다. “세례는 하느님의 선물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한 선물이다. (?) 우리는 이것을 선물, 은총, 기름 바름, 조명, 불멸의 옷, 재생의 목욕, 인호 등 가장 귀중한 모든 명칭으로 부른다. 그것은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는 사람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선물이며, 빚진 자들에게도 주어지기 때문에 은총이며, 죄가 물속에 묻히기 때문에 세례(물에 잠김)이며, 신성하고 왕다운 것이기에 도유하며, 밝은 빛이기에 조명이며, 우리의 부끄러움을 가려 주기에 옷이며, 씻어 주기 때문에 목욕이며, 우리를 지켜 주며 또한 하느님의 주권에 대한 표징이기 때문에 인호하고 한다.”(「강론집」 40,3-4)

그리스도인은 모든 이가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 신앙의 선물을 받도록 그들을 하느님께 데려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세례를 받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리길재 전문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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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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