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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채색화로 보는...순교자들의 행적

서소문 역사박물관 기획전, 고 탁희성 화백 작품 10월 2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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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두산 순교(1969-1970, 탁희성).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의 기획전 ‘닫힌 시대, 열린 열정’이 10월 2일까지 개최된다.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천주교회사의 주요 사건들과 순교자들의 행적을 고 탁희성(1915~1992) 화백의 수묵채색화 20여 점과 함께 선보이고 있다.

탁 화백은 한국천주교회사 연구를 지속하며 성화 제작에 몰두해 온 작가로, 역사적 배경이 된 지역을 직접 답사하고 스케치하는 등 면밀한 사전 작업을 거친 그의 작품은 교회사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역사화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주어사 강학회나 명례방 초기 종교집회도를 비롯해 김대건 신부 새남터 순교 행렬, 남종삼·홍봉주 서소문밖 형장 행렬 등이 사실감 있게 묘사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18세기 후반 서학을 수용한 진보적인 지식인들에 의해 깊이 연구되었으며, 학문을 넘어 신앙으로 나아가는 데 가교 역할을 했던 「천주실의(天主實義)」, 「칠극(七克)」 등 ‘한역교리서(漢譯敎理書)’도 전시되어 있다.

임민정 학예연구사는 “1801년 신유박해를 시작으로 기해박해, 병오박해, 1866년부터 1874년 병인박해까지 시기별 관련 사건과 유물을 공간적으로 함께 엮어 전시했다”며, “유교 사회의 엄격한 신분질서 등이 지배했던 ‘닫힌’ 시대 속에서, 그 틀을 벗어나 사고하며 나아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자 자신의 목숨마저도 내놓았던 이들의 ‘열정’을 돌아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예수회 디아즈 신부가 1636년 북경에서 쓴 복음해설서의 한글 번역본인 「성경직해」 완질 9권도 올해 기증받은 후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당시 교인들 사이에서 필사본으로 전해져 오다 1892년 교구장 뮈텔 주교가 보완해 간행한 활판본이다.

원종현 신부는 “이번 전시가 서소문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에게는 영적 위안으로 다가가고, 천주교 신자가 아닌 분들께는 우리 사회의 한 구성인 그리스도교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 02-3147-2401,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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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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