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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교회의 여성소위 정기 세미나에 참가한 이들이 자유롭게 토의하고 있다. |
“모든 여성이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교회 내 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할 때다.”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역할은 다양한데, 그동안 여성이 너무 수동적이지 않았나 싶다. 교회 내 여성이 변화에 준비돼 있다는 걸 체감했다.”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여성소위원회(위원장 조규만 주교)가 6월 30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신관에서 마련한 2017 정기 세미나에선 교회 내 여성의 역할과 활동에 관한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주교회의 여성소위 위원과 서울ㆍ광주ㆍ대구ㆍ수원ㆍ인천ㆍ전주 등 6개 교구 여성연합회 및 여성위원회 회원 60여 명은 ‘여성 존재에 부여된 성소의 의미와 역할’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교회 안에서 여성으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점을 기탄없이 나눴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토론을 통해 세미나에서 나눌 주제를 직접 선정했다. △모성성과 여성성, 교육의 주체 △본당 내 의견을 교구로 연계하는 방안 △교회 내 공동 육아 △여성 전문 인력 활용 방안 △가정에서 자녀 신앙생활 △교회 안에서 인간관계 △ 소외된 여성을 위한 배려 등을 선정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엄마가 변해야 사회가 변한다”면서 “여성의 변화를 위해선 교회가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행사 준비 전에 반드시 기도해야 한다”면서 교회 행사 때 자기 자신만을 드러내지 않았는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갈등을 예민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는지를 성찰했다. 본당 내 의견이 교구에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데에 공감하며 사제들이 열린 태도로 신자들 의견을 수용해 주기를 바랐다. 교회가 추구하는 생명 존중 가치에 비춰 공동 육아는 필수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함께하고 본당 신자들이 아이를 돌봐주는 교회 내 공동 육아를 제안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이 세미나에서 토의할 주제를 직접 정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오픈 스페이스 기술(OPEN SPACE TECHNOLOGY)’ 덕분이다. 여성소위는 기존 강의와 발표 형식의 세미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토의하며 의제를 설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오픈 스페이스 기술’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는 미국에서 오픈 스페이스 기술을 공부한 여성소위 위원 강성숙(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수녀가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새로운 방식의 세미나에 만족했다. 홍신일(미카엘라, 광주 효덕동본당)씨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또 내 이야기를 하며 많은 걸 배웠다”고 했고 구순례(모니카, 서울 성산2동본당)씨는 “여성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여성의 잠재된 능력과 카리스마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여성소위위원장 조규만 주교는 “이야기를 들으며 주교가 많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여성들에 대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여성 지위와 역할이 확대됐기에 교회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면서 “교회 내 활동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의 사회적 활동도 교회가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주교회의 여성소위는 세미나에서 선정된 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