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성지’였던 서울 광희문성지(담당 한정관 신부)에 버려지거나 시신이 묻힌 순교자들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전주대 서종태(스테파노) 교수는 광희문성지 주관으로 11월 25일 오후 서울 광희동 광희문성지순교자현양관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 ‘광희문성지의 실체 규명과 순교자 영성’에서 박해시기에 순교한 뒤 광희문 밖에 유기되거나 매장된 순교자 794위의 명단을 발표하고 “박해시기 내내 좌·우포도청, 형조의 전옥, 의금부 등에서 순교한 천주교 신자의 시신은 관례적으로 광희문 밖에 버려지고 묻혔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박해시기 순교자 시신의 유기 및 매장과 광희문 밖’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아 교회 측 기록과 관변 측 기록을 두루 확인해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광희문성지의 실체를 밝혀내면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등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광희문성지 관련 순교자 794위의 성격에 대해 “순교자 가족들은 체포 위험과 가난한 형편 때문에 시신을 수습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순교자들은 관원들에 의해 밤에 거적때기에 싸여 광희문 밖에 버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794위 중 1984년 20위가 시성됐고 2014년 5위가 시복됐으며 현재 시복절차가 진행되는 하느님의 종 25위가 탄생했다”면서 “지역별로 보면 서울 거주자가 309위, 충청도가 214위, 경기도가 158위 순으로 많다”고 분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중앙대 원재연(하상 바오로) 교수,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강석진 신부도 발표자로 나섰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