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서 강조
레오 14세 교황이 8월 17일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 내 ‘찬미받으소서 학교’에서 열린 가난한 이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신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제9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16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가장 큰 가난은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주 하느님, 당신만이 저의 희망이십니다’(시편 71[70],5)를 주제로 한 담화에서 “가난한 이가 겪는 최악의 차별은 영적 관심의 부족”이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우정과 강복과 말씀, 성사 거행, 그리고 신앙의 성장과 성숙의 여정을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거행하는 의미는 우리 공동체들에게 우리의 모든 사목 활동의 중심은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려는 것”이라며 “이는 교회의 애덕 활동만이 아니라 교회가 기념하고 선포하는 메시지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의 전통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세 가지 대신덕의 순환적 관계를 계속 강조해 왔다”며 “희망은, 모든 덕의 어머니인 사랑을 바탕으로 희망을 키우고 지탱하는 믿음에서 생겨나며 지금 여기에서 우리 모두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사랑은 그저 하나의 약속이 아니라, 기쁨과 책임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며 “사랑은 우리를 참여하게 하고 우리의 결정이 공동선을 지향하도록 인도하지만, 반대로 사랑이 부족한 이들은 단지 믿음과 희망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이웃들의 희망까지 빼앗아 간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또 “수많은 성인이 오랜 세월 증언해 왔듯이, 우리 저마다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할 새로운 희망의 표징들을 보여 주도록 부름받았다”며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일은 애덕의 문제이기에 앞서 정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된 것이든 새로운 것이든 온갖 형태의 가난을 척결하고 가난한 이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을 지원하고 도와줄 새로운 계획을 실행하려는 정책 개발이 촉진되기를 희망한다”며 “노동· 교육·주거· 보건은 무력 사용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안보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황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에 감사를 드린다”면서 “선의를 지닌 많은 이가 국제적 차원에서 날마다 펼치는 노력에도 감사드린다”고 기도했다.
장현민 기자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