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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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평화를] 경인운하, 그 뜨거운 논란

부풀린 경제성에 환경 무릎 꿇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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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통행 위해선 세계적 인천 갯벌 파헤쳐야
인천교구 사제단 시국미사 봉헌 성명서 발표
개발 성장이란 미명 아래 환경 파괴 잘못 강조


   그 동안 환경 파괴 우려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됐던 경인운하 사업의 조기착공이 임박함에 따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달 말부터 2011년 12월까지 3년에 걸쳐 총 2조245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경인운하를 완공하기로 발표했다. `경인운하 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등은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엄청난 국민 혈세를 낭비하며 경제성도 없는 경인운하 계획을 백지화 하라"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인천교구 사제연대회의(가칭)는 18일 인천 중구 답동주교좌성당에서 `경인운하 백지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24시간 릴레이 단식기도에 들어갔다. 다시 불붙는 경인운하 논란을 긴급 점검한다.


▨ 경인운하를 둘러싼 뜨거운 찬반양론

▶찬성 근거 :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경인운하를 통해 한강 용산에서 서해까지 수심 6.3m 깊이로 뱃길이 뚫리고 4000t급 R/S선(바다하천 겸용 선박)이 연결된다. 부산 또는 중국에서 환적 없이도 김포터미널까지 바로 화물 운송이 가능, 인천항의 기능을 분담하고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물류수송비 절감과 내륙교통난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또 용산-중국 직항 국제여객선(5000t급) 운항이 가능해지고, 주변지역은 자전거도로ㆍ산책로ㆍ공원 등 친수(親水)공간으로 꾸밀 경우 강과 바닷길을 연결한 문화ㆍ관광ㆍ레저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효과로 내세우고 있다. 경인운하의 관광ㆍ레저 효과에 대해 정부는 2030년 관광객 63만 명, 933억 원의 경제적 편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약 2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과 약 3조 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경인운하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이 1.065로 경제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100원 투자하면 6원50전 남는다는 설명이다.
 ▶ 반대 근거 : 경인운하를 반대하는 측은 "과거 부산-인천 간을 운항하던 대한통운(1995~1999년)과 한진해운(1989~2006년)이 국가보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이 맞지 않아 노선을 폐지했다"며 부산ㆍ광양ㆍ울산항의 화물을 경인운하를 통해 운송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과장된 홍보를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경인운하 건설은 해양 생태계와 인천 앞바다 수질오염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굴포천을 통해 생활하수가 유입되고 선박운행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흘러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운하와 연결되는 한강 수질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428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한강 생태계가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는 "김포터미널 위치는 환경부 지정 한강 하구 생태변화 관찰지역으로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와 천연기념물 제324호 쇠부엉이의 서식지로 생태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경인운하 타당성 조사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비용은 줄이고 편익은 부풀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토지보상비와 인천 신항 건설로 인한 이익 감소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나는 장사라는 것. 5조 원을 들여 건설한 `시화호`가 실패한 것처럼 애물단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경인운하 반대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 권창식 사무국장(경인운하 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은 "정부가 포기하겠다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 면밀한 환경영향평가 없이 파헤쳐지고 있는 경인운하 사업예정지
 
▨ 논란에도경인운하는 시작되고 있다. 

    인천 계양구 귤현동 굴포천 방수로 공사 현장. 굴포천과 방수로 연결수로가 만나는 귤현교 주변은 배가 오갈 수 있도록 하상과 폭을 넓히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대형 포클레인이 돌을 파냈고 덤프트럭은 부지런히 파헤쳐진 흙을 실어 날랐다. 현재 약 60m정도인 수로 폭을 앞으로 80m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다리 난간에 걸린 `새 시대 새 물결 경인운하`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날렸다.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끝나는 귤현보에서는 신공항고속도로, 수도권외곽고속도로 등이 보였다. 운하를 대신할 수 있는 수송 인프라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2010년 8월 완공 예정인 제3경인고속도로 및 제2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북항ㆍ남항ㆍ송도신항 건설을 고려하면 경인운하 사업은 과잉ㆍ중복 투자"라고 주장했다.
 공사가 가장 많이 진행된 목상동 지역은 암반층을 드러낸 채 삭막한 모습으로 끊겨 있었다.
 운하를 따라 인천 쪽 공사시점인 서구 경서동 서해로 가니 널따란 개펄을 뒤로 하고 갑문 설치가 끝난 상태다. 정부는 이곳에 갑문 3기와 인천 터미널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선박 통행에 필요한 수심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4대 갯벌의 하나인 인천 갯벌을 파헤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반대쪽 김포터미널이 들어설 김포시 고촌면 전호리 평야도 마찬가지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터미널 건설로 한강 하구를 찾는 수천 마리 철새들이 서식지를 잃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 경인운하로 들어온 바닷물이 한강으로 유입되면 이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농경지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경인운하 건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인천교구 사제단은 4일 가톨릭회관에서 `한반도 대운하의 시작, 경인운하`라는 주제로 사제 공청회를 열었고, 교구민들에게 경인운하 사업의 실상을 알리기로 했다.
 이어 인천교구 총대리 이준희 신부와 사제단 40여 명은 18일 답동주교좌성당에서 300여 명 신자들과 수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한 시국미사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구 사제연대는 성명서에서 "하느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경인운하 사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개발과 성장이라는 미명아래 다음 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부동산 투기와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사제연대는 "기왕 홍수방지 목적으로 시작한 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자연과 생명이 상생하는 친환경 공간으로 완공하고, 2조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경제 효과가 적은 토목공사에 투자하기 보다는 자연을 보호하거나 가난한 이들에게 복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아울러 인천교구 사제연대 대표 박요환(인천 만수3동본당 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0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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