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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착한 우리 딸 대신 내가 아팠으면…"

악성 림프종 앓는 23세 딸 돌보는 홀어머니 임소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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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신 아플 수 있다면…."
악성 림프종에 걸린 딸을 보며 엄마 임소정씨(오른쪽)가 눈물을 멈추지 못하자 딸 정서현씨가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이정훈 기자
 

 마스크를 낀 임소정(보나, 55, 수원교구 안산 성마르코본당)씨가 눈물을 흘리며 퉁퉁 부은 딸 정서현(조아, 23)씨 다리를 주무르자 서현씨가 "엄마, 울지 마"라며 오히려 엄마를 달랬다.

 밤새 간호해도 병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딸을 보며 기도밖에 해줄 게 없는 엄마 임씨는 "마냥 착한 우리 딸에게 이런 시련이 겹쳐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11월 27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위생복과 장갑을 껴야 출입이 되는 격리 병실에서 만난 서현씨는 항생제와 정맥주사 링거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2년 가까이 악성 림프종에 시달려온 서현씨는 지난 7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아 악몽 같은 항암치료를 마치나 싶었는데, 3일 만에 재발해 지금까지 입원해 있다. 현재 떨어질 대로 떨어진 면역력 탓에 위궤양과 췌장염까지 찾아왔고, 신장 기능마저 현저히 떨어져 5일째 물 한 모금도 못 넘기고 있다.

 임씨는 "힘겹게 이식까지 받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면역력도 떨어지니 걱정만 쌓인다"며 "서현이가 `공부 잘한 거 아무 소용없다`고 한탄할 때 제일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고교 시절 내내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서현씨는 2012년 꿈에 그리던 물리치료사가 됐다. 병원 취업 후 출근 날만 기다리던 어느 날 갑자기 다리에서부터 생긴 붉은 반점이 온몸을 감쌌다. 단순한 피부병인 줄 알았던 병은 다름 아닌 악성 림프종.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에 걸린 서현씨는 꿈을 뒤로하고 수차례 항암치료와 이식수술까지 했지만 이내 재발한 것이다. 모녀는 다시 주저앉았다.

 서현씨는 "퉁퉁 부은 모습이 부끄러워 친구들도 일부러 병문안 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어머니를 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서현씨에게는 남들처럼 든든한 힘이 돼줄 아빠가 없다. 임씨는 12년 전 이혼 후 악재로 겹친 빚을 갚느라 동사무소 공공근로, 김밥집 설거지일 등 하루 3군데에서 일하며 살았다. 악착같이 살아온 임씨도 갑작스런 교통사고에 병마가 겹쳐 수술 후 장애 3등급을 받았다. 그간 벌어서 모아둔 돈과 보험금으로 지금껏 수술과 입원비, 약값에 1억여 원을 썼다. 딱히 벌이도 없이 정부 지원 국민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세 모녀에게 이제 수술비와 생활비도 바닥 난 상태다. 보험금을 받은 후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은 박탈됐다. 임씨에겐 서현씨와 신앙생활 열심히 하며 속 한 번 썩인 적 없는 작은딸 예영(피르미나, 21)씨가 유일한 희망이다.

 동생 예영씨는 "차곡차곡 모은 용돈을 저와 엄마를 위해 써온 언니에게 이제 연애하고, 예쁘게 꾸밀 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병 때문에 예뻤던 모습마저 사라져버렸다"면서 "아프지만 그래도 곁에서 함께해주는 언니와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엄마 임씨가 지갑 속에 간직해둔, 아프기 전 딸 서현씨 사진을 꺼냈다. 임씨는 "지금 힘든 것 모두 이겨내고 일어나 물리치료사로 정말 아픈 이들 위해 나누는 사람이 되길 간절히 소망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후견인 김지형(삼성서울병원 원목실) 신부 



 서현씨 가정은 수술을 받고 희망을 얻는가 싶었지만, 재발 이후 투병이 지속되다 보니 경제적 어려움도 겹치게 됐습니다. 젊은 서현씨가 고통 속에도 희망을 놓지 않도록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성금계좌 (예금주: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임소정씨 가정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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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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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신부로 말미암아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는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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