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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라센증후군 앓는 생후 4개월 별이

“저는 추방되도 아이만은 제발 살려주세요”
뼈·연골 형성 잘 되지 않는 유전자 이상 질환
뇌출혈·사지기형 등 수술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의료보험 없는 불법체류 처지 병원비 마련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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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보험 없는 불법체류 처지 병원비 마련 막막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어른 엄지손가락만한 팔뚝에 링거주사를 꽂고 있는 별이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제 힘으로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똑같은 생명인데,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녀린 생명에 뭐라 말을 건네야 할지….

별이가 앓고 있는 병은 유전자 이상으로 뼈와 연골이 잘 형성되지 않는 라센증후군. 그것도 담당의사의 추정일 뿐이다. 검사비는 고사하고 하루 57만 원이나 하는 병원비로, 아직 제대로 된 검사 한 번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1월 4일 불법체류자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별이(본명 노렐 아바 돌라오타)는 태어나자마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응급실로 긴급 이송됐다. 양수과다로 인한 뇌출혈에 사지기형, 자가호흡 불가…. 의사도 처음 겪는 최악의 상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까, 아연한 현실에 별이를 만난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기적이 시작됐다. 별이가 제 힘으로 조금씩 숨을 쉬기 시작한 것이다.

꼭 20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별이의 부모는 지금도 경기도에 있는 공장 한켠 컨테이너에서 사계절을 난다. 두 사람 합쳐 250만 원 남짓한 월급 중에서 200만 원은 고향에 보내고 남은 돈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자신들의 고생으로 고향의 가족들에게 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희망을 전할 수 있다는 게 유일한 기쁨이었다. 그런데 그 희망과 기쁨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산전검사 때 이미 별이의 미래를 알게 된 엄마 올리비아(39)씨는 추호도 망설임이 없었다. 주님이 주신 생명인데….

부모가 불법체류자인 까닭에 별이는 공식적으로 이 땅에 없는 생명이다. 당연히 의료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어 손 놓고 있어야 하는 형편. 의료관광객에게나 적용되는 외국인보험이 적용돼, 사지기형 수술비는 국내 아동에게 적용되는 비용의 4배, 1000여만 원이 든다. 게다가 성장하면서 매년 1~2회씩 계속 수술을 해야 한다. 지금껏 들어간 병원비만 해도 이미 8000만 원을 넘어섰지만 올리비아씨는 또 한 번의 기적을 위해 눈을 뜨고 있는 동안은 묵주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나아가 자신의 신분이 밝혀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의료기기들을 자그마한 몸 곳곳에 매단 채, 별이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견디며 지금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수술만 잘 받는다면 걸어 다닐 수 있다.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별이의 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국내에서도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정도. 본격적인 검사와 치료가 시작되면 2억 원의 비용이 더 든다. 별이 가족에게는 불가능하게만 보인다.

“저는 강제추방되더라도 이 아이만은 이 땅에서 추방시키지 말아 주세요.”

엄마 올리비아씨의 기도에 눈물과 간절함이 배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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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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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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